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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겨울

사랑에 진심이었듯. 사실 난 그녀에게도 진심이었다. 그녀는 어디서나 예쁨을 받을 수밖에 없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내 앞에서 그에게 “멋있다”라고 이야기 하는 그녀를 보기 전 까지는 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녀는 늘 나를 애매하게 대했다. 눈을 잘 맞추고 잘 웃었다. 그 눈 빛 속에 온기는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나와의 거리 조절에 정교했다. 가끔씩은 내가 그녀의 사회적 위치에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프리랜서로 불안정하게 일할 때, 그녀는 이미 안정적인 월급을 받고 있었으니까.

아니면 정 반대로, 그녀가 원래 그런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너무 착하고 따뜻해서, 상처받을까 두려워 바운더리에 아무나 들이지 않는 사람.


그 때는 그녀가 굉장히 대단하고 성숙한 어른처럼 보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잘난 사람은 아니었는데. 20대에는 안정적인 직업을 먼저 가진 사람이 모두 커 보일 뿐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녀를 부러워했다. 첫 만남에서 내게 명함을 당당히 내밀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녀가 나를 낮게 본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랬는지, 내가 먼저 나를 낮게 봤는지.


“시간 언제 되세요? 그녀가 어느 날 뜬금없이 물었다.

“네?”

“제가 언제 밥 한번 산다고 했잖아요.”

“밥이요? 둘이서요?”

“네. 저 내뱉은 말은 잘 지키는 사람이예요.”

당차고 야무진 말투였다.

그녀는 그런 식이었다. 밥 한끼 사주는 것을 대단한 은혜처럼 이야기했다. 내가 당연히 얻어먹어야만 하는 것처럼.

이런 게 오만이 아니라면 뭐가 오만일까.


그녀는 항상 주는 사람이었다. 베푸는 포지션. 그게 그녀의 방식이었다. 인간관계에서 그녀는 늘 먼저 호의를 선뜻 베풀었다. 그리고 이런 위치는 그녀가 정했다. 나는 받는 쪽이었다.


그런데 착한 사람이 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까. 배려심 깊은 사람이 왜 거리를 계산할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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