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하지만 그와 나의 시간은 농도가 너무나도 달랐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이 대사를 들으며
나는 시간을 얼마나 밀도 있게 사용해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왔다.
물론 내가 잘해왔다는 뜻은 아니다.
30대가 된 지금, 어릴 적 열심히 공부하던 친구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고.
방향성과 농도에 따라 삶과 커리어의 무게감은 전혀 달라진다고.
[우리의 일은 '양'아닌 '질'이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바쁜 회의, 마감, 보고에 밀려 살다보면
'나는 오늘 무엇을 의미 있게 했는가?', '나는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했는가?'
라는 질문은 고민하지 않고 챗바퀴만 돌게 된다.
입사하고 1년이 될때까지 단 한번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이런 고민을 안하고 바쁘게만 살다가
뒤돌아보니 시간이 매우 아깝게 흘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진짜 조직문화의 힘은 일의 총량이 아니라, 일의 농도와 방향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명확한 목표, 즉각적인 피드백, 자신의 능력 수준과 적절히 맞는 도전이 주어졌을때
가장 깊은 몰입 상태에 도달한다고 한다.
이는 곧, 조직이 일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몰입의 정도도 달라진다는 의미다.
단순히 '열심히 해'라고 하기보다는 일 자체가 몰입을 유도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실패를 용인하는 실험적인 문화]
나는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작은 실험이라도 꾸준히 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다.
사람마다 역량도, 자신감을 느끼는 기준도, 도전의 문턱도 다르기에
소소한 성공 경험을 통해 동기를 얻고, 실패를 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완성된 정답을 추구하기보다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작게 시작해보고 그 안에서 배우는 구조를 선호한다.
그래서 최근에 기획안을 만들어본 것이 실패도 조직의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2025년 실패사례 및 성장사례 공모전을 추진했으며 연말까지 공모해서 발표하는 장을 만들고 있고 그렇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잘한일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실패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구성원들에게는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장을 만들기 위함이다.
실패를 책임이 아닌 학습의 재료로 만들고 성공의 발판이 되는 문화.
그것이 진짜 질적 성장, 농도가 다른 조직문화의 시작이라 믿는다.
이 기획과 더불어 실패를 줄이기 위한 장치로 '왜 실패했는가'에 대한 피드백 등 구조 설계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아직 생각만 하고 있지만 실패의 기록을 남기고 조직 전체의 학습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획도 함께 추진해보고 싶다.
[질적 성장을 위한 조직문화 이렇게 시작해보자]
내가 생각하는 것은 아래와 같다.
1) 성과 회고 미팅
단순 결과가 아닌 무엇이 효과적이었는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었는가? 함께 논의해보는 시간 만들기
실무자가 본인 업무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고 설명하며 성장 경험 전파 가능
2) 파일럿 프로젝트 지원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예산과 시간을 지원받아 직접 실행해보기
3) 실패 공유의 장 마련
실패 프로젝트, 실수 사례를 공유하고 기록하는 문화 만들기 이것은 실수도 자산이라는 가치를 조직 전체에 뿌리내릴 수 있다.
[실행하는 자가 문화를 바꾼다]
조직문화 담당자라면, 아니 HR담당자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그걸 왜해요?"
조직문화는 중요하지만 당장 보이지 않는 가치이기 때문에 종종 이런 질문 앞에 서게 된다.
하지만 나는 문화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며 그 시작은 늘 해보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고 믿는다.
나는 완벽주의자가 아니며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기획안으로 써보고, 제도 설계를 해보고 수없는 보고를 드리며 부딪히고 있다. 일단 맞다고 판단이 되면 해본다.
그에 따른 시행착오 속에서 점점 더 질적으로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고, 조직문화도 발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늘 되새기는 말이 있다.
조직문화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실행의 흔적은 반드시 남는다.
그 흔적들이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고 구성원의 몰입을 이끌어내며 진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질'적으로 농도 짙은 성장을 통해 '양'적으로도 단단히 채워지는 HRer로서,
구성원의 진짜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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