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들으면 그럴듯한 대답으로 들립니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해서 경쟁 브랜들과는 다른 브랜드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브랜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조금만이라도 깊이 있게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분명 틀린 대답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우선 광고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은 차치하더라도 브랜드 정체성은 누가 만들고 확립하는 것인지, 그 주체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있다면 위와 같은 답변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 답변이 왜 틀렸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브랜드 정체성 (Brand identity)
브랜딩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는 브랜드 정체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브랜드 정체성이란 기업이 창출하거나 유지하고자 하는 특정 브랜드만의 독특한 연상/의미의 집합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브랜드 정체성을 브랜드의 비전, 목표, 본질, 가치, 차별점, 상징요소(브랜드명, 슬로건, 심벌, 로고 등)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했습니다.
결국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고, 확립하고, 유지하는 주체는 기업 또는 기업에 있는 브랜드 담당자일 것입니다.
광고대행사에서 할 수 있는 또는 해야 하는 일은 광고주가 정립해 놓은 브랜드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잘 커뮤니케이션해서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 인식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브랜드 정체성과 브랜드 이미지의 개념과 차이점
브랜드 이미지 (Brand image)
브랜드 이미지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의 인식 상에 형성된 브랜드에 대한 인상의 집합입니다. 그러한 집합은 다양한 관점에서 분류할 수 있지만 우선 인식 관점에서 보면 기능적 이미지, 감성적 이미지 2가지로 나뉩니다.
[브랜드 이미지 = 기능적 이미지 + 감성적 이미지]
기능적 이미지는 대개 다음과 같은 형용사와 특정 브랜드가 부합하는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정도를 측정합니다. '품질이 믿을 만한,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다양한, 많은 이벤트/혜택이 있는' 등과 같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갖고 있는 다소 물성적 특징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반면 감성적 이미지는 보편적으로 다음과 같은 형용사로 그 정도를 측정합니다. '트렌디한, 세련된, 프리미엄한, 고급스러운, 젊은, 유명한, 친근한, 인기 있는, 앞서가는' 등과 같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갖고 있는 다소 심리적 특징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인생이 늘 뜻한 대로 되지는 않듯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과 광고주가 기획한 바, 의도한 바, 뜻한 바 즉 그러한 기획된 브랜드 정체성을 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브랜드가 처한 시장/경쟁 환경, 소비자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브랜드 정체성과 브랜드 이미지에는 간극이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기획한 대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면 분명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의 간극이 점차 좁혀지고 마케팅 성과가 높아져 이상적인 브랜드 정체성 정립과 이미지 형성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브랜드 정체성은 기획(Planning)의 영역이자 과정의 개념이 강하고, 반면에 브랜드 이미지는 인식(Perception)의 영역이자 결과의 개념이 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