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었는데도 녹슬지 않는 기억과,
자장거리던 목소리.
턱을 괴다 보면 금세 불편해져
자세를 줄곧 고쳐 앉는다.
괴성이었다가, 웃음이었다가.
버려진 일기장,
그래서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큼지막한 자음과 삐뚤한 모음.
오래전에 멈춰버린 휴대폰, 금색 시계,
따뜻함은 온데간데없고 눅눅해진 이불,
떠도는 벌레들과 부르르 떨리는 목소리.
이따금씩, 나열하다 보면 아파진다.
이 모든 문장들이
기억들로부터 빠져나가게 된다면—
그때, 흐르는 건
과연 무엇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