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걸이도 없는데 더 우아한
아무런 액세서리 없이도 단정한 여자가 더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다.
치렁치렁 목걸이를 걸고, 귀에 반짝이는 보석을 달고, 명품 가방을 안은 모습은 분명 화려하다.
그러나 언행에 품위가 없다면 그 화려함은 오히려 싸구려처럼 느껴진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겉치레가 아니라, 그 사람 안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것이다.
얼마 전, 쇼핑몰에서 한 여자를 마주쳤다.
30대 후반의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 단정한 옷차림.
눈에 띄는 장신구 하나 없었지만 그녀는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문을 잡고 있던 그녀는 내가 손잡이를 잡고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감사합니다.”
내 말에 방긋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 미소와, 손짓 하나에도 배려가 묻어 있었다.
상대를 존중하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녀에게서 잔잔한 산들바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떤 화려한 보석보다 빛나는 것은, 그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품위였다.
세상은 끊임없이 꾸미라고 말한다.
좋은 차, 비싼 옷, 명품 가방이 가치를 높여준다고 속삭인다.
그러나 아무리 값비싼 보석이라도 사람의 가치를 대신해주지는 못한다.
과한 장식은 때로 진짜 모습을 가리고, 본래의 매력을 숨긴다.
비싼 자동차를 탄다고 품격이 저절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문득 수강생 한 분이 떠오른다.
늘 반듯한 자세로 강의를 듣던 분이었다.
단정한 옷차림, 깨끗한 손톱, 정갈한 단발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
조용했지만, 그 침묵에는 품격이 있었다.
질문할 때도 손을 들고 내가 눈을 맞출 때까지 기다렸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떠들며 키보드에 커피를 쏟던, 금목걸이만 유독 기억에 남는 다른 수강생들과는 분명 달랐다.
그분의 잔잔한 미소와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는 지금도 선명하다.
나는 그분에게서 ‘진짜 아름다움’을 보았다.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결국 사라진다.
보석도, 옷도, 젊음도 언젠가는 빛을 잃는다.
그러나 태도와 마음 씀씀이, 품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 장식 없이도 빛나는 사람.
언행과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품격이 스며 나오는 사람.
우리가 가꾸어야 할 것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이다.
(2025.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