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을 향해 걷는 불완전한 존재에 대하여
어릴 적 피아노 학원을 다닌 기억이 있다.
내가 다닌 몇 안 되는 학원 중 하나였던,
이젠 이름조차 희미한 그곳.
그리 긴 시간을 보낸 건 아니었다.
그래서 딱히 기억에 남는 곡도,
건반을 두드리는 실력도 형편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직도 기억나는 곡이 있다.
‘캐논 변주곡’.
17세기에 만들어진 이 곡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어쩌면 너무 흔해져서,
이제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멜로디가 되었지만,
그래서 더 오래 살아남았는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반복되면서도
조금씩 달라지는 그 변주는
인간의 삶과 닮아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매번 다르고,
어딘가 삐걱거리며 이어지는 선율처럼.
인간은 ‘완전’을 향해 걷는 존재다.
본 적도 없는 완전을 정의하고,
그것을 갈망하며, 또 사랑한다.
우리는 완전해지기 위해
완벽한 준비를 하고,
완벽한 순간을 기다린다.
그러다 그 기다림 속에서
한 발짝 물러서곤 한다.
완전을 갈망하기에
우리는 완벽에 닿지 못한다.
아마 우리가 완전해지길 바라는 이유는,
결국 불완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완벽(完璧)’이라는 단어는
흠이 없는 구슬을 뜻한다.
이미 완성되어,
더는 손댈 수 없는 상태.
하지만 우리에게 완벽이란
결코 그런 절대적 개념이 아니다.
나에게 완벽한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절망의 시간일 수도 있다.
결국 완벽은
비교로 만들어진 상대적 개념이다.
그래서 우리는 완벽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늘 불완전함을 품고 살아간다.
완벽한 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을 떠올린다.
영원한 추락이 없듯,
영원한 완전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걸어야 한다.
물러섬 없는 걸음으로,
나만의 완전을 향해.
그리고 불완전한 존재들이
서로의 모난 부분을 맞대어
함께 울고 웃는다면,
그 또한 하나의 완전함이 아닐까.
불완전한 존재가 합쳐진다면,
완전해지지 말란 법이 어딨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