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상연에게

너를 사랑할 수밖에

by 무지


질투라 하기에 따스하고, 동경이라 하기에 부끄러운 감정들로 가득 찬 나를, 나는 서서히 혐오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혐오하는 일은 오히려 나를 사랑하게 만들었다. 정확히는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난 항상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어야 했고, 타인의 인정을 받는 존재여야 했다. 그들의 인정은 날 '광원'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내가 빛을 내려 발버둥 칠수록, 그들은 더욱 밝게 빛났다. 그 빛은 날 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넌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그저 빛을 비추는 돌에 불과해"


나는 그들의 그림자에 숨어 살기 시작했다. 광원 — 너는 그리 생각하지 않겠지만 — 그 곁에 있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저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다.


아름답게 빛나는 별자리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쉽게 머문다. 화려하게 내뿜는 빛은 언제나 사람을 홀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그 별빛이 자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반사된 빛이라는 걸. 그저 다른 광원의 흔적을 비춘 것뿐이라는 걸. 누군가는 그 빛을 훔쳤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결국 모두가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빛을 질투하고, 그 빛의 곁에 선 사람을 의심한다. 그렇게 내 주변은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했다. 태양 옆의 우물처럼, 빛을 향할수록 수분을 잃어가는 모순 속에서.




참으로 가혹하지. 그저 빛을 비춘 것뿐인데. 티 없이 맑은 하늘에 있는 너의 곁에, 나도 함께 떠 있을 뿐인데. 너는 모르겠지만, 너의 궤도를 도는 모든 존재들이 너에게서 멀어지지 않으려 발버둥치고 있어. 너는 그들을 끌어당기며, 그들 또한 너의 중력을 중심으로 존재해. 마치 태양처럼. 그 빛을 바라보는 나는 눈이 서서히 멀어가. 너를 오래 곁에 두어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돌아설 수가 없어. 내가 너를 버리지 않으면 내 주변의 것들은 모두 타버리겠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 불길 속에서도 너의 온기를 느껴. 너의 빛은 나를 태우지만, 그 빛이 없으면 나는 존재할 이유를 잃겠지.




나도 그래. 아마 모두가 그래. 우리는 모두 너일 거야.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나는 여전히 너를 놓지 못해. 스스로 빛을 내는 게 아니라, 우리는 서로를 비추며 존재해. 너의 빛이 나를 드러내고, 나의 어둠이 너를 깊게 만들어. 빛이 무섭다면 잠시 피하면 되니까. 그건 도망이 아니라, 숨 고르기일 뿐이니. 그러니 부디, 너도 끊어내지는 마. 떨어지는 것이 두려워, 떠 있는 것마저 포기하지마. 네가 손을 놓더라도 내가 잡고 있을 테니, 끝까지 살아내줘.


우린 같은 빛, 같은 궤도, 다른 모양의 사랑으로 존재해.

질투라 하기에 따스하고 동경이라 하기에 부끄러운 것들을 가진,


우린 결국 같은 상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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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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