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강. 냉장고의 선입선출 법칙

제3부. 가계의 운영: 전쟁 같은 현실, 그리고 연민

by Napolia
《사랑경제학》 1권(1,2부)에 이어, 2권에서도 찌질한 남편 나경제 씨와 억척스러운 아내 정말자 여사의 우당탕탕 부부 생활로 풀어내는 경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Scene]

나경제 씨는 은행원 출신답게 냉장고 정리도 '선입선출(FIFO)'을 원칙으로 한다. 유통기한 임박한 반찬은 앞줄, 새 반찬은 뒷줄. 그는 주말마다 냉장고를 뒤집어 오와 열을 맞춘다.

"여보, 두부는 유통기한 이틀 남았으니까 앞에 둬야지. 왜 자꾸 뒤로 밀어넣어?"
하지만 정말자 여사에게 냉장고는 '전략 창고'가 아니라 '전투 현장'이다.

"아유 시끄러워! 바빠 죽겠는데 언제 날짜 보고 넣어? 손에 잡히는 대로 넣는 거지. 여기가 편의점이야?"

정 여사는 반찬통을 테트리스처럼 쑤셔 넣고 문을 닫아버린다.

나경제 씨는 그 '카오스(혼돈)'를 참을 수가 없다. "이러니까 맨날 썩어서 버리는 게 나오지! 이게 다 비용이야 비용!"

"그럼 네가 살림하든가!"
결국 나경제 씨는 혼자 투덜대며 다시 반찬통 줄을 세운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도루묵이다. 그는 깨닫는다. 아내에게 냉장고는 효율의 공간이 아니라, 가족을 먹이기 위한 치열한 생존의 공간임을.



[나경제의 독백]

"은행 금고 정리는 쉬운데 냉장고 정리는 답이 없다. 그냥 주는 대로 먹자. 그게 생존 전략이다."


* 오늘의 경제 용어: M&A (Mergers & Acquisitions)

서로 다른 기업이 합쳐지는 과정엔 진통이 따른다. 상대를 내 방식대로 뜯어고치는 게 통합이 아니다. 서로의 찌그러짐을 인정하는 것, 그게 성공적인 인수 합병이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