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는 동안 피노키오의 마음은 진짜 가시방석 그 자체였다.
발걸음은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완전 ‘전진과 후진 무한 루프’였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공주 엄마 얼굴을… 어떻게 보지?
이 꼴을 보면 뭐라 하실까? 이번에도 용서해 주실까?
아니, 이번엔 절대 용서 안 하실 거야. 다 내 잘못이잖아.
착하게 살겠다고 맨날 약속만 하고…
지킨 적은 한 번도 없었잖아!”
마을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게다가 하늘까지 심통이 나서 폭풍우를 몰고 왔다.
비는 세차게 내리고, 바람은 사람을 잡아먹을 기세였다.
피노키오는 더는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일단 문을 두드리고 보자!’ 하고 마음먹었는데,
갑자기 비가 뚝 그치고 바람까지 잠잠해졌다.
마치 하늘이 ‘야, 지금이 타이밍이야.’ 하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그런데… 공주 엄마 집 근처에 경찰차가 한 대 서 있었다.
엔진은 꺼져 있는데, 차 위의 빨간 불과 파란 불이 번갈아 가며 깜빡깜빡했다.
그 규칙적인 리듬으로 번쩍이는 불빛이 이상하게도 피노키오의 가슴을 ‘쿵, 쿵’ 때렸다.
경광등이 마치 말하는 것 같았다.
‘너, 조심해라. 괜히 나서지 마라.’
순간, 피노키오는 반사적으로 길옆 커다란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자, 잠시 후 문이 열리고 공주 엄마가 나타났다.
나무늘보가 양팔을 받쳐 부축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말 그대로 위태위태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몸이 휘청거려, 보는 사람도 ‘아, 넘어지겠다!’ 하고 긴장했다.
피노키오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다.
당장 나가서 나무늘보를 밀어내고 엄마를 부축하고 싶었지만… 경찰차가 바로 거기 있었다.
그 번쩍이는 불빛이 너무 무서웠다.
공주 엄마는 맥없이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바쁘신 경찰관께서… 여기는 어쩐 일인가요?”
경찰관은 당장 쓰러질 듯한 공주 엄마의 모습을 보자, 오래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 없어졌다.
“아프신 것 같으니 간단히 여쭙겠습니다. 피노키오라고 아시죠?”
“예. 제 아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연행 중에 도망쳤습니다. 그래서 혹시 여기 왔나 확인하려는 겁니다.”
공주 엄마는 눈을 크게 뜨더니 몸을 살짝 떨었다.
하지만 공주답게 침착하게 말했다.
“피노키오가 무슨 짓을 했길래 연행하려 했나요?”
“큰 책으로 친구를 때렸습니다. 친구 이마에 상처가 났고요.”
“그렇군요. 그 아이는 많이 다쳤나요?”
“그렇게 크게는 아니고, 금방 일어나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럼, 아이들끼리 장난치다 그런 걸 수도 있네요.”
경찰관은 미간을 팍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경찰관의 지시를 무시하고 도망쳤다는 겁니다. 명백한 공무집행 방해죠.”
그 말에 공주 엄마의 표정이 확 변했다. 눈빛이 번쩍이고,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뭐라고요? 공무집행 방해? 아이들 싸움에 끼어들어 조그만 아이를 연행하려 한 건 잘했고요?
미란다 원칙은 고지하셨나요?”
경찰관은 갑자기 말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게… 애라서 말해봤자…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그럼 고지 안 했다는 말이군요.”
“……”
“미성년자를 부모 동의 없이 연행하고,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았다면 그건 불법연행 아닌가요?”
“하지만 제 지시를 무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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