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어는 물 위로 솟구쳐 오르며
바다의 화살처럼 날카롭고 매끈한 몸을 드러냈다.
등은 심해의 그림자를 닮은 진한 청색이었고,
배 쪽은 햇빛을 받자, 은빛 금속처럼 반짝였다.
옆구리에 희미하게 새겨진 가로줄들은
바다의 물결이 그대로 몸에 각인된 듯 신비로웠다.
피노키오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감탄을 터뜨렸다.
“너 진짜 멋지다! 누가 봐도 반할 수밖에 없겠어.”
다랑어는 능청스럽게 꼬리를 흔들며 씩 웃었다.
피노키오와 제페토 박사는 그의 꼬리를 붙잡으려 했지만,
좌우로 휘청거리는 힘에 밀려 결국 등 위로 올라탔다.
“우리가 너무 무거운 건 아니지?”
피노키오가 조심스레 묻자, 다랑어는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무겁다고? 웃기지 마! 조개껍데기 두 개 올린 것보다도 가볍거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랑어는 바다를 가르며 튀어 올랐다.
짙푸른 등은 파도와 빛을 머금어 번쩍였고,
은빛 비늘은 햇살을 받아 눈부신 섬광을 뿜어냈다.
등 위에 매달린 피노키오와 제페토는 아슬아슬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모험을 하는 듯했다.
다랑어의 꼬리지느러미는 파도를 휘몰아쳤고,
등지느러미는 바람을 깃발처럼 가르며 휘날렸다.
피노키오는 두 팔을 활짝 벌려 균형을 잡았고,
제페토는 그의 어깨를 꼭 붙잡은 채 눈을 감았다.
“꽉 잡아라, 피노키오! 이 녀석은 바다의 번개야!”
정말로 그랬다.
다랑어의 질주는 물방울이 폭죽처럼 터지게 했고,
궤적은 하늘과 바다 사이에 번개처럼 그려졌다.
속도는 마치 초고속 열차를 탄 듯 미칠 듯이 빠르고 짜릿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육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피노키오는 땅에 먼저 뛰어내려 아빠가 내리는 걸 도운 후,
가슴 벅찬 목소리로 다랑어에게 말했다.
“친구야, 네 덕분에 우리 아빠가 살아났어!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영원히 감사하다는 뜻으로… 내가 입을 맞춰도 괜찮을까?”
다랑어는 살짝 물 밖으로 입을 내밀었다.
피노키오는 무릎을 꿇고 다정하게 입을 맞췄다.
진실하고 꾸밈없는 사랑의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다랑어는
피노키오의 인사에 깊이 감동하였다.
하지만 눈물이 흐르는 걸 들키기 싫었던 그는,
말없이 몸을 돌려서 바닷속으로 깊이 사라졌다.
남겨진 파도 소리만이 그 순간의 진실을 증명하듯 잔잔하게 이어졌다.
그 사이 날이 밝았다.
일어설 기운조차 없는 아빠를 부축하면서 피노키오가 말했다.
“아빠, 제 어깨에 기대세요. 그냥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걸어가요.
가다가 힘들면 멈춰서 쉬고요.”
“어디로 가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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