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제의 인간관계는 쉽지만 어렵다

꿀팁: 오는 사람 안막고 가는 사람 안붙잡기

by Judy

내 mbti는 infj다

(고등학교 때는 isfj, 최근엔 intp도 나오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은 infj로 회귀한다)


감정과 기억이 오래 가고

감각조차 예민해서

이런 나로 살아가다 보면 인간관계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인간관계는 사실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어려운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나의 마음이다.

우리는 상대의 말에 상처받고, 애매한 태도에 오해하고,

때로는 지나간 관계를 붙잡느라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를 잘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착각한다.

그런데 나는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관계를 잘하는 사람은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놓을 줄 아는 사람이다.

우정과 연애가 닮았다는 말은 참 맞다.

친하니까 괜찮겠지, 이해하겠지 하고 넘기는 일들이

오히려 관계를 천천히 갉아먹는다.


나는 예전에 ‘친하니까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진짜 오래가는 관계는 억지로 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관계라는 걸.

내가 지금 연락하는 친구는 열손가락 정도인데

사실 그정도로 충분하다. 아니 과분하다.

오는 사람은 굳이 붙잡지 않아도 알아서 머문다.

머무르고 싶은 사람은 핑계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종종 친해지면 ‘편해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오래 가는 관계일수록 예의를 잃지 않는다.


예의는 ‘거리감’이 아니라 ‘존중’의 표현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더 친절하고, 더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 누구에게도 우습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친하다고 해서 함부로 말하고, 상처 주고, 쉽게 다룰 수 있는 존재처럼 여긴다면

그 관계는 이미 건강한 균형을 잃은 것이다.

(친구 뿐만 아니라 가족도 마찬가지다.)

정말 가까운 사이라면, 서로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것이 기본이다.

우리가 관계에서 상처받는 이유는

대부분 너무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가끔 나한테 먼저 다가오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한테 너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밀어낸다.

역설적이게도 더 오래 보기 위해서다.

(근데 대부분은 서운해했고, 그렇게 서운해하는 심정도 이해는 간다.)

좋아하니까 더 알고 싶고, 더 나누고 싶고, 더 함께하고 싶은 것을 마음으로는 알지만

과거의 나는 너무 내 모든 것을 보여줘서 사람들이 멀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제 머리로는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적당한 거리와 성숙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거리 두기는 냉정함이 아니라 성숙함이다.

함께 오래 가고 싶은 관계

나의 일상도 있고, 상대의 세계도 있다.

그 경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때 관계는 비로소 편안해진다.

따라서 우리는 오는 사람을 막을 필요도,

떠나는 사람을 억지로 붙잡을 이유도 없다.


관계의 흐름을 억지로 바꾸려 하면 마음만 지칠 뿐이다.

머무를 사람은 결국 머문다.

떠날 사람은 조용히 멀어지고,

그것이 나를 향한 평가도, 잘못도 아니라는 걸 이제 안다.


인간관계가 어렵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은 원래 오고, 머물고, 떠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유 또한 단순하다.

그 자연스러움을 내 마음이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야 조금 알겠다.

사람을 붙잡는 능력보다

사람을 보내줄 줄 아는 마음이 더 강하다는 것을.

오는 사람을 반기고, 떠나는 사람을 배웅할 수 있는 삶이

결국 더 평온하고 단단한 삶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렇게 다짐한다.


나에게 오는 사람을 막지 않고,

나에게서 멀어지는 사람을 억지로 붙잡지 않으며,

그저 나답게, 예의를 잃지 않으면서 살기.

그렇게 살다 보면

진짜 인연은 결국 내 옆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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