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테이킹을 해 본 사람? 손들어!
우연히 찾은 인디팝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 추천 (겸 AI 능력에 놀라는 짤막한 글)
https://youtu.be/i7ZqEVSntIk?si=jCAdIy2VqzPcN1Ji
공부할 때나 작업할 때 너무 잘 듣고 있었는데, 댓글을 읽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튜브 채널에 있는 플레이리스트 속 모든 노래들이 AI로 만든 노래들이었다는 것.
미친 것 아닌가?
이제는 진짜 사람이 만든 노래와 AI가 만든 노래 사이의 차이를 모르겠고, 못 느끼겠다.
무섭다. 도대체.. 어디까지 AI가 대체할 수 있는 건지..
이제 정말 얼굴 없는 가수들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질 것이고, 가수의 역할이 점점 아이돌가수처럼 얼굴로 먹고사는 게 전부가 될까..?
이미 좋은 목소리와 가창력을 가진 AI 가수들이 있는데, 과연 인간 가수의 역할이 어떻게 더 기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며칠 전, 〈20대 모범생들이 견적이 안 나오는 이유〉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썸네일부터 제목까지, 딱 봐도 나 같은 20대를 겨냥한 영상 같았다.
생각이 너무 많고,
혼자 무언가를 해본 적은 거의 없고,
학교 시험만 잘 보며 살아온 사람들.
그냥 모범생.
딱 나.
영상을 보니 의사 선생님이 만든 콘텐츠 같았지만,
그 말들은 의료계를 넘어 공부만 열심히 해온 한국 청년 전체에게 향해 있었다.
영상을 만든 분은 말했다.
자기는 모범생이라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고.
재능이 곧 시험 점수였고,
조금이라도 불확실한 선택은 하지 못한 채
늘 주어진 문제만 정확히 해결하며 살아왔다고.
너무 익숙한 패턴이었다.
내가 살아온 방식과 너무 비슷해서 소름이 돋았다.
“시키는 것만 하느라 내가 뭘 원하는지조차 몰랐다.”
그분은 말했다.
공보의 시절을 지나 34살에 비로소 ‘자기 인생’을 살아본다고.
그전까지는 시키는 것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지도 않았고,
설령 있어도 그걸 해낼 여유가 없었다고.
그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리스크 테이킹’이
학교 수업 땡땡이였다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정말 나를 보고 말하는 줄 알았으니까.
“쥐뿔도 아닌 사람이 탄로 날까 봐… 계속 안전한 곳에 머물렀다.”
그분이 표현한 “쥐뿔도 아닌 사람”이라는 문장이
생각보다 마음에 오래 남았다.
실력 없는 사람이 들킬까 봐,
해본 적 없는 일을 진짜 시작하게 될까 봐,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될까 봐…
그래서 우리는
그저 ‘잘하던 거’를 계속한다.
그게 시험이든, 보고서든, 누군가가 시키는 일이든.
하지만 그건 결국
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말도 뼈에 꽂혔다.
“아무리 완벽히 계획해도, 시니어 눈에는 다 RAW이다.”
모범생의 함정은
계획을 너무 잘 세우는 데 있다고 했다.
문제는,
그 완벽한 계획조차
경력자들 눈에는 날것(raw)으로 보인다는 사실.
그러니까,
우리가 머릿속으로 아무리 그럴듯한 미래를 설계해도
결국 중요한 건 실행이라는 것.
이제야 조금 알겠다.
결국 ‘견적이 안 나오는’ 시기
그분은 말한다.
우리 20대는 원래 견적이 안 나온다고.
우리의 아이들도 그럴 것이고,
우리 아이의 아이들도 그럴 거라고.
그건 이상한 게 아니고, 정상이라고.
문제는 그 견적이 안 나오는 시기를
얼마나 오래 끌고 가느냐라고.
방 안에서 혼자 끙끙대며 계획만 세우고,
머릿속에서만 수천 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막상 첫걸음은 떼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하는 그 시기.
그걸 최대한 짧게 끝내야 한다고.
그래서 결론은 단 하나
일단 해보는 것.
뭐든.
작은 거라도.
생각을 줄이고,
부딪히고,
실패해 보고,
다시 시도하고,
고민을 ‘행동’으로 바꾸는 것.
나에게도,
지금의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도,
나중에 내가 사랑하게 될 누군가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나는 오랫동안
나를 모범생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있었다.
안전하고, 명확하고, 검증된 길만 선택했다.
그러는 동안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진짜 되고 싶은 사람은
늘 뒤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느낀다.
나에게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힘이 있다는 걸.
그리고,
그럼에도 나는 내가 가진 것들과
지금까지 이뤄낸 성취에 감사한다.
그 감사함이야말로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내 가장 큰 자산이 될 테니까.
그리고 며칠 후 알고리즘이 또 하나의 영상을 내게 던져줬다. 제목은 다소 자극적이었다.
〈학원, 학교는 왜 돈 안 되는 것들만 가르쳐줄까? feat. 열공하다 벼락거지된다〉.
딱 봐도 “평생 열심히만 살아온 모범생”에게 불편할 만한 영상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나는 불편했고… 그만큼 크게 공감했다.
‘공부 열심히 = 안전한 미래’라는 믿음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공부 열심히 해야 성공한다”는 주문 아래 자랐다.
학교도, 학원도, 부모님도 모두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이 말은 일종의 안전한 선택지처럼 느껴졌다.
“열심히만 하면 보상받을 것”이라는 믿음.
하지만 영상은 그 믿음이 얼마나 오래된 신화인지 날카롭게 짚어냈다.
학교와 학원은 여전히 ‘정답 교육’과 ‘암기식 경쟁’을 팔고 있지만,
현실의 경쟁력은 그 정답 바깥에서 만들어진다.
시험 문제를 잘 푸는 능력은
실제로는 돈이 되지 않고,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시장에서 가치가 된다는 것.
이 말이 너무 아프게 와닿았다.
나 역시 정답을 잘 찾는 데에는 익숙했지만
정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는 늘 머뭇거렸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공부는 암기다.
학교, 학원에서 가르쳐준 것은 없다. 그냥 암기만 잘하면 되는 공부였다.
10년 전에는 왜 통했나?
어리바리한 장관들, 열심히 암기만 한 사람들이고, 암기세대 끝판왕이니까.
하지만 지금 그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암기는 이제 더 이상 공부를 잘하는 재능으로 여길 수 없다.
암기를 잘해서 대학을 잘 간 나는 속상하다.
그럼 앞으로 뭐가 재능일까?
챗지피티가 못할 문제들을 해결하는 사람이겠지?
챗지피티가 못할 생각을 하는 사람일 거다.
결국 시장은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에게 보상한다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것이었다.
“학교는 답을 맞히는 법을 가르치지만,
시장은 문제를 찾는 사람에게 돈을 준다.”
정확했다.
학교는 이미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빨리, 정확히 풀어내는지를 평가한다.
하지만 세상은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필요를 발견하고,
아무도 해결하지 않은 영역을 찾아 들어가는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공부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역량들.
나는 그걸 뒤늦게야 깨닫고 있다.
‘열공하다 벼락거지 된다’는 말이 의미하는 것
이 말은 단순히 “공부하면 망한다”는 자극적인 비난이 아니다.
더 정확한 뜻은 이렇다.
“세상은 변화하는데, 공부만 하느라 세상을 볼 시간이 없다.”
시험범위는 계속 외우면서
정작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기술이 뜨고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있는지,
나만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어떤 선택이 리스크인지조차 모른 채
안전한 줄만 알고 달려가는 것.
그러니까 ‘벼락거지’는
노력의 부족이 아니라
세계의 변화에 대한 무지에서 시작되는 비극이다.
생각이 많고, 도전은 적은 20대 모범생들
영상을 보며 자꾸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나는 계획은 너무 잘 세우지만
실행은 더디고,
책상 앞에서는 똑똑한데
현실에서는 말 못 하는 모범생이었으니까.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았던 단 하나의 기술,
바로 리스크를 감내하며 부딪히는 법.
그걸 누가 가르쳐줬어야 하는데,
학교도 학원도 그걸 시험 문제로 내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시험 밖의 세계를 배우고 있다
영상의 마지막에 등장한 말이 오래 남았다.
“세상은 답안지를 채점하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리스크를 져야 한다.”
맞다.
나는 이제 정답이 있는 문제 대신
정답이 없는 선택 앞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더 많이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게 두렵지만, 그 두려움 덕분에
조금씩 진짜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댓글창:
- 대한민국 교육은 전문직, 공무원, 연구원 양성에 특화된 교육입니다. 자기가 잘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주는 교육시스템이 아닙니다. 자기가 알아서 찾아먹어야 합니다.
- 서울대 나온 사람들 늘 하는 말 : 학벌 필요 없더라, 지방대 나온 사람 늘 하는 말: 내가 학벌만 좋았다면.....
- 현재 학원 공부와 고위직급들의 문제점들이 그저 암기력이 좋아 올라온 사람들이었다는 말을 듣고 공감했습니다.
- 학교는 돈 버는 방법을 가르칠 목적이라기보다는 사회화가 궁극의 목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
다 맞는 말이고 나도 공감되는 말이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
학교는 정답을 가르치고,
시장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 사이에서
뒤늦게 ‘진짜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그렇다고 학교 교육을 원망할 생각은 없다.
배운 것들은 나를 지탱해 준 기초 체력이었고,
그 덕분에 나는 지금 새로운 시도를 할 용기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정답이 아니라 ‘내 답’을 만들어야 할 때다.
영상 아래 설명에는 이렇게 적혀있더라
공부는 ai가 제일 잘한다. 공부만 열심히 하다가는 거지되는 미래. 인생은 재능을 누가 먼저 찾느냐의 게임. 단지 그 재능이 미래에 가치가 있을지는 본인 운. 그래서 인생은 운칠기삼.
공부를 하는 게 이제는 점차 시간 낭비일 수도 있겠다.
공부 진짜 열심히 해서 그걸로 끝판왕까지 찍을 자신이 없으면?
내가 배운 지식으로 돈 버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석사, 박사 학위도 좋지만 내 이력서에 한 줄 더 쓰는 게 과연 그 투자한 시간과 비용만큼의 이익을 뽑아낼 수 있을까? 아니다 싶은 것.
손기술만 살아남는다.
그래서 유튜브영상 속 의사 선생님은 박사 과정을 밟는 대신 수술 경력을 쌓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럼 문과는?
더욱더 인간다워져야 하고, 크리에이티브 해져야 살아남을 것 같다.
지식. 암기 잘하는 것. 으로는 더 이상 큰돈 벌기, 아니 그냥 돈 벌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본소득은 벌 수 있겠지만 딱 그 정도인 것 같다.
인간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인간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