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산문)

by 박재휘

이렇게 비 오는 여름이면.. 어릴 때가 생각난다.

무더운 여름밤, 창문을 열어놓고 바닥에 분홍색 곰돌이 이불을 깔아놓고 엄마와 누웠을 때.

나는 엄마한테 깜짝 고백을 했다.

“엄마 나 사실 1부터 100까지 숫자 셀 줄 몰라요.”


그리고 우리 엄마는

“그러면 우리 같이 1부터 100까지 세보고 잘까?”


그 말과 함께 난 엄마와

“하나, 둘, 셋,…열일곱…백!”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우리 엄마에게

숫자도 셀 줄 몰랐던 내가 부끄러운 아들이 되기 싫어서 숨겨왔던 나의 비밀을 밝히고,

그런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 우리 엄마.


여름만 되면 떠오르는 옛 추억은

무더운 여름을 조금이나마 기분 좋게 보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