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면서 앞서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꼭 어디든 앞서는 사람이 있다.
상대를 잘 모르면서. 마치 '그럴 것이다' 생각하는 머저리들이 있다. 입을 멈출 줄 모르고 자신의 생각이 '맞겠거니' 하는 입과 손이 아주 가볍고 자유로운 인간. 다른 단어로는 '푼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사기꾼.
이들은 상대를 잘 모르면서 괜한 동정이나 따뜻한 척을 잘한다.
중요한 건 그들은 자신의 생각이 앞서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실례를 모르는 것일까?
'그럴 것이다'는 세상에 없다. 상대를 정확히 알기 전까지는.
맨날 앞서기만 하는 이 생각 없는 머저리들에 '앞섬'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한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앞섬이 있다.
하나는 충분히 알고 나서 앞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잘 모르면서도 앞서 나가는 것이다. 전자는 조심스럽고 계산적이며, 후자는 불완전하고 때로는 위험해 보인다.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이 향하는 쪽은 대개 후자다. “알지도 못하면서 왜 나서느냐”는 말은 그들에게 가장 익숙한 문장이다. 이것을 우회하는 머저리들도 있다. 거의 따뜻한 말을 상대에게 돌려 남기는 것이다. 티가나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잘 모르면서 앞서 생각하는 사람들은 흔히 오만하다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오만보다는 불안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생각을 멈추지 못한다. 모른다는 감각은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질문은 지식의 결과가 아니라, 무지의 자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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