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뒷면에 닿기 전까지

숨이 다른 것으로 바뀌기까지

by 구시안

겁먹은 호흡이 비탈길에서 얼굴을 붙잡는다.

소스라진 이들에게 비치는

조용한 빛을 바라보다가,

다발 같은 세심함을 꿈 앞에서 내민다.

무겁고 닻 없이 더듬거리는

두 손을 방해하지 않는다.


흩어진 향수를 모으려 애쓰는 듯

허우적거리던 손을 그대로 나둔다.

들이마심의 근심 속에 더 짙게 팽팽해진

하얗게 물든 하늘을 덮은 꽃들의 향기.

휴식에서 달아나는 그 향기를 따라잡지 못하고,

내가 모르는 덤불과 무리들이 있는 곳으로 도망간다.


가파르고 알록달록한

자줏빛이 그 꿈을 에워싸

계절마다 자주 가운을 걸치고

짙게 팽팽해진 색깔을 더하여

진한 향기를 내며

환한 쉼에서 솟아오르는

이것들은 생명을 끝없이 행함으로

떠나감과 위험에서 자유로워 보인다.

땅에서 올라온

은은한 빛을 내는

하늘을 덮어 태양을 가로챈

꽃들의 향연에 잠시 넋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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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自覺). 나의 비릿한 언어가 향기로워질 때까지 천천히 걷기로 하다. 브런치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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