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포도주와 같은 비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더러워 혀를 댈 수도 없는
물을 들이켤 수는 없다.
어둠에게 소식을 물어다 주는
제비 한 마리 조차 찾아보기 힘든
도시의 밤이 그러하느듯
은빛늪과 은빛 갈대만이
지상이 아닌 하늘을 수놓을 때면
밤의 문을 통과해서
나는 타인의 마음을 훔치고 싶다.
마치 오아시스라도 된 것처럼
그들의 목을 축여주는
우묵한 손 안에서 놀아난 단어들이
그러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보랏빛 해변이 있다면
그것을 훔치고 낮을 빼앗아
다리를 놔주고 싶다.
모든 시간이 밝아
다시는 낮이 오지 않게
고요가 헐떡거리며
나에게 물을 요청하게
무엇이 변하는지
술수(術數)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있다면 그곳을 향해
짐을 싸고 싶다.
누가 엿듣는지
얼마나 조용한지
누가 보는지
내가 얼마나
희고 밝은지
알아내려 하지 않는
어둠이 방랑한다.
내 가슴에 꽂아 두웠던 비수를 꺼내
달에게 꽂는다.
사슬에서 자유롭게 빠져나와
허상에 허우적거리는 육체를 구경한다.
계속해서 소용돌이 칠
기적이 깨어나서 달아나게.
달아난 그곳에서
미쳐서 날뛰게.
밤의 하늘에서
녹슨 별 하나를 사냥한다.
밝은 집을 통과해서
쪼개지게.
영혼을 노래하며
부채질하는
그것을 구경하게.
여명 속 내가
그 사라져 타버리는
녹슨 별을
손에서 들어 올려
재들을 흩날려 버리게.
어둠이 베일을 쓸 때
우울과 더불어
드디어 소멸된
녹슨 별을 축하하기 위해.
내 눈길이 나를 스치는
모든 것을 기록한다.
녹슬어가는
별의 옷 속 세계의 바람이
모든 것을 잠들게 하는
어둠에게 소식을 가져올
모든 시간을
나는 밝고
날카로운 단도를 차고
낮은 오지 않는 꿈을 꾸며
꿈 없이 나를 향해 있는
구름이 잇따르는 광경에 취해
나의 입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나는 여기 있다며
보이지도 않은
횃불을 하나 켜놓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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