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by 어쩌다보니

고요를 끄적일 수 없다.

일렁이는 물 그림자 때문에

남의 이름을 적는 것 같다.


여름밤 쓰르라미가 짝을 찾는 소리에

행인들의 담배 연기 섞인 웃음소리에

심지어 빗소리에도 귀를 틀어막았다.


귀를 막아도 시끄러웠다.

거칠게 내뱉는 숨이

심장과 혈관이

침묵이


신은 그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는데

저 구절이 혹은 사랑받는다는 믿음이

못 미더웠다.


술이 넘어가는 목에서는 참을 수 없는 소음이 난다.

술 때문이란 짐작으로 넘길 뿐이다.

바쿠스의 음성.


산 골짝이나 가구가 없는 새 집,

마음 같아 차버린 깡통처럼 비어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목소리가 살고 있었다.


왜 사람은 자기를 혼낼까


매 맞는 소리에 귀가,

삭신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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