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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Mar 29. 2022

어쩌다 사회자

코치로 사는 이야기

한국코치협회 3월 월례세미나, 어쩌다 사회자.

열악하고 가슴 졸이는 상황이었는데도 카톡으로 날아드는 웃고 있는 사진에 놀라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고, 한편으론 대견하기도 했다.



평소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코치(이하 좋•존코치)'님들이 몇 분 계신데,  A좋•존코치님은 며칠 전 B좋•존코치님이 월례회 강사로 오시는데 협회 와서 같이 응원해주면 어떻겠냐고 꼬드기셨다. 실은 사회자가 갑자기 없다는 얘기와 함께. 무려 좋•존코치님들 세트라 거절할 마음도, 명분도 없더라. 마침 왠일로 월요일 저녁 시간이 한가하기도 했다.


급작스런 요청과 만남이었고, 오늘따라 돕는 코치들도, 세팅도 삐그덕거렸지만, 2시간의 시간은 생각 이상으로 유의미했다.


"비즈니스 코치로서의 포지셔닝"에 대한 이재형 코치님의 강의는 "커리어•학습코치로서의 나"라는 브랜드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가 차근차근히 묵묵하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듯, 같은 모양으로 걸어온 나의 길, 나의 걸음. 2013년부터의 나의 모든 스텝이 순식간에 영화처럼 스쳐갔다.


얼마전 애정하는 언니로부터 "와.., 상은아, 너는 이 길을 10년을 걸었구나. 종종 그걸 잊네. 오늘의 너는 거저 된 게 아니네.." 라는 말을 듣고는 그게 그렇게 위로가 됐었다.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며, 마치 나는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도 척박하고 거친 길을 분명히 걸었는데, 거친 길을 즐겁게 걸은 까닭이었는지, 마치 꿀바른 길만 걷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면서 "운이 좋았네요." "코치님은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네요." 하던 사람들의 이야기.


척박했지만 충만했고, 거칠었지만 흥미진진했다. 다만 그게 전부였다. 반대로 말하면 충만했지만 척박했고, 흥미진진했지만 거친 길이었다. 거칠고 척박했기에, 충만했고 흥미진진했기에 나는 살아있었다. 살아내는 삶에서 살아난 삶으로, 살아난 삶은 다시 살리는 삶으로.


오늘 강의를 들으며 나는 이땅의 커리어와 학습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변화와 성장을 돕는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비전을 품는다. 2시간밖에 자지 못해 피곤했던 머릿속이 요동한다. 저 밑에 당연하게 들어앉았던 소망이 다시 콩닥거리기 시작한다.


오늘 사회자로 가기를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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