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고요함에 기대어 쓰는 언어
저는 남들보다 표현의 시간이 한 박자 늦은 사람입니다. 마음속 문장이 입 밖으로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언어의 소란한 한계와 정서적 비용을 이유로 마음 깊은 곳의 문장들을 밀도로 감싸 침묵의 무게로 삼켜버리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런 내향인인 제가 세상 속에서 균형을 잡는 방식은 '침묵'이 아닌 '일기'였습니다. 10대 때부터 시작한 블로그 기록은, 말로 표현되지 못한 감정의 미세한 온도를, 문장이라는 객관적인 구조로 차분히 정돈하는 조용한 의식과 같았습니다.
《말하지 못한 문장이 쌓일 때》는 소란한 세상을 통과하며 남긴 저의 궤적과, 그 끝에서 발견한 아주 개인적인 안도감의 좌표를 기록했습니다. 고독한 노동의 밀도와, 극도의 소란이 교차했던 낯선 시간의 층위까지. 강렬한 외부의 압력 속에서, 내면의 고유한 '결'을 지키고 완성해 가는 내향인의 균형 구조의 묵직한 기록을 담았습니다.
21일간 브런치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며 쓴 이 글이 당신의 소란한 하루를 멈추게 하는 조용한 대피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살아가며 말을 잃고 길을 헤매는 순간에도, 이 문장들 속에서 당신의 흩어진 결을 다시 발견하고, 내면의 고요함에 기댈 수 있기를 바라며 첫 장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