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웃어라

요즘 나를 버티게 하는 것

by 허은숙

좌우명은 웃자! 항상 즐거운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힘들어도 일단 웃어라. 웃으면 복이 온다. 울상 짓고 있으면 오던 복도 달아난다. 오죽하면, 버킷리스트에 '웃는 얼굴 고착화'라 했을까! 우울한 기분에 빠져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마음이 힘들수록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아침 루틴은 가족과 산책이다. 마음을 다스리기에 좋은 걷기는 퇴직 후 우리 부부의 습관이다. 간단한 아침요기를 하고 오늘의 산책코스를 정한다. 내가 사는 동네산, 들, 강, 저수지이지만 매일 바꾸어 걷는다, 가끔은 완행열차를 타고 가까운 도시로 나가기도 한다. 걷는 도중 변화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관점에 따라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오감으로 산책을 하고 계절의 변화에 집중한다. 낯선 길을 탐험(?)하면, 새로운 풍경은 신선한 자극을 준다. 풀꽃으로, 발에 차이는 나뭇잎에도, 스산한 겨울 강물에 유영하는 청둥오리 떼를 보면서 한 장의 사진을 남긴다.


'걷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목적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다. 걸으면서 지난 생활을 추억할 때도 있고, 다가올 시간을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을 나눈다. 우리 부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함께 살고 있다. 세월을 보낸 시간이 길어도,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것도 축복이 아닌가 싶다. 서로가 다른 점이 대부분이다. 생각이 일치하는 점도 많다. 평소 무심한 표정부터, 사물을 보는 관점,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귀하게 여기는 가치관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수면아래 고여 있는 맑은 물처럼 마음속 깊이 따뜻함을 품고 있기에 무탈하게 살아오지 않았을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현재에 안주하는 삶이 나쁘지는 않다. 꿈이 없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비전을 가지고 행동하면 기회는 온다.'라고 외치기도 한다. 타인과 비교하는 삶은 버린 지 오래다. 나를 세우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힘들면 웃자. 우선 나의 뇌가 인식하도록 눈뜨면 일단 표정을 정리한다. 웃는 얼굴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다. 어제는 지났고 오늘은 또 웃고,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좋은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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