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급 안나와도 괜찮아요?

2부 월급이 안들어왔다

by 애순희


월급 안나와도 괜찮아요?


몇 번 눈인사를 주고받았던 게 전부였던 어느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말문이 턱 막힌다는 게 딱 이럴 때 쓰는 말이었지 아마. 입사 3일 만에 듣는 말치고는 마치 "오늘 날씨 좋죠?" 하듯 너무 자연스러워서 순간, 내가 오늘 아침 출근길에 뭘 잘못들은 건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신규는 나올 거예요. 당분간은요."


내 표정이 어지간히도 당황스러웠는지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왔구나' 하며 한마디를 덧붙인다. 그래도 조금은 미안한 눈빛으로.


신규는 나온다니. 당최 이게 무슨 소리인가. 그럼 신규가 아니면 월급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말인 걸까. 되묻고 싶었다. 입사한 지 3일밖에 안 되었으니 지금이라도 그냥 나가버리는 게 낫겠냐고.


그랬다. 프리랜서 강사 일과는 달리 안정적인 월급과 고용을 보장해 줄 것만 같았던 이 병원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망가져있던 곳이었다.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이 어마어마하게 체불된 상태로 나름 이름 있는 임금체불 맛집이었던 것이다. 그제야 이해가 됐다. 구인글이 자주 올라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사람이 자주 바뀌는지, 왜 인수인계는 늘 허둥지둥인 거며, 왜 퇴직예정자가 유독 많았는지. 그리고 늘 무언가를 숨기 듯, 나 몰래 수군거리는 것만 같던 병원 안의 그 묘한 분위기까지도.


처음 만나는 사람마다 잘 부탁드린다며 인사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들은 속으로 생각했겠지. 뭘 알고는 왔는지, 다 알고도 얼마나 있을 건지, 또 한 명의 바보가 등장했구나 하며 쯧쯧 딱해했겠구나.


돌이켜보면 일하러 오라는 다른 병원도 몇 군데 더 있었는데 왜 나는, 하필이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임금체불로 유명한 이곳을 선택했을까. 조금 더 알아보고 신중하게 결정했더라면 선택은 달라졌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괜한 자책이 밀려왔다. 그토록 원하던 취업은 했지만 결국 내가 얻은 건 기대와는 대단히 다른 불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두 번째 커리어의 첫 장은, 임금체불이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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