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류아 Nov 15. 2017

눈 흩날린 가을 끝자락 어느 순간

나는 아직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됐는데.

#1


#2

 과업을 끝내고 학교를 나서는데, 하늘에서 무엇인가 흩뿌려졌다. 하얀 것이.. 

두어 개쯤 흩날려 내려왔다. 놀라서 하늘을 다시 보니 말짱했다. 내 갈 길을 그냥 갔다.


 그런데 얼마 안 가 또 다시, 하얀 무언가가 흩뿌려졌다. 세 가닥. 비록 세 가닥이지만 분명히 알았다. 눈이구나. 눈이 온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적었지만, 분명히 눈이다. 벌써 겨울인가.. 오늘 처음으로 다른 가을코트를 입었는데. 늘 입고 다니던 거 말고.

 나는 무엇에 홀린 듯 그 자리에 한참을 서서, 우두망찰 하늘만 올려다봤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주변에서 너 이제 취업해야 한다고. 어쩌냐고 한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넌 어른이라고, 나잇값 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너는 누구냐고, 너는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다.     

 

나는 아직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됐는데, 시간은 자꾸만 흘러간다.


세류아의 다른 글 보기 ->

이메일 - Seryuah@naver.com

*모든 독자님께 열려 있습니다^^


사진 출처

http://pixabay.com  (이하 작가명)

표지 : "Free-Photos"

매거진의 이전글 괜찮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