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3]기억의 바깥에서

단편소설18

by 최지윤

4.매파와 마을의기원


아주 오래전,

이 마을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있다.

바깥세상에서 사랑을 잃고

기억을 견디지 못한 자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고.

그들은 말했다.


기억이 고통이라면,

완성은 잔인하다고.

그래서 시계탑을 세웠다.

시간을 묶고,

사랑은 피어나되

완성되기 직전 흩어지도록.


떠남이 반복되면

상실은 깊어지지 않는다고 믿었으니까.

그 규칙을 지키는 자가 필요했다.


연결하되,

끝까지 가지 않는 자.

그게 매파였다.


나 또한 바깥세상에서 사랑을 잃고 이곳에 도착했다.


“기억을 지키게 해줘.”

그때의 나는 애원했다.

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영혼을 바치면 된다.

연결자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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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기 전 철학을 전공했고, 강의와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해석해 왔습니다. 뇌출혈 이후 재활의 시간을 지나며 몸과 마음을 다시 배우며 더 깊어진 시선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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