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 팀장 일기 시즌 2 - 23편
오전 9시 30분.
임원 주간회의. 평소처럼 보고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때 사장이 말했다.
“잠깐만. 여기서 하나 물어보자.”
‘여기서 하나’라는 말은 절대 가볍지 않다.
누구도 준비하지 못한 질문이 나올 때 쓰인다.
그리고 질문이 날아왔다.
“이 변화로 내년 현금흐름에 정확히 어떤 충격이 오는 거지?”
순간 회의실의 공기가 싸늘해졌다.
모든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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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
영업은 현금흐름에 약하고,
생산은 숫자의 구조를 모른다.
재경은 부분은 알지만 전체 맥락은 모를 때가 있다.
그러면 결국, 기획팀장이 대답해야 한다.
나는 노트북을 천천히 닫았다.
방금까지 준비한 자료의 바깥에 있는 질문이었다.
머릿속에서 5가지 요소가 빠르게 떠올랐다.
- 환율 변동
- 원자재 투입 타이밍
- 매출 인식 시점
- CAPEX 집행
- 리드타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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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기획팀장의 답변
“현금흐름에는 세 가지 충격이 옵니다.
첫째, 매출 인식이 한 달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 유입이 감소합니다.
둘째, 베트남 CAPEX는 일정 변경이 없기 때문에 고정 유출이 유지됩니다.
셋째, 환율 변동폭이 커져 변동 리스크가 확대됩니다.
결론적으로는
단기엔 부담, 중기엔 보합, 장기엔 개선 가능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회의실의 긴장이 풀렸다.
CFO가 고개를 끄덕였고, 사장은 말했다.
“… 그래. 명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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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난 뒤
영업 과장이 물었다.
“팀장님… 그 답 어떻게 그렇게 빨리 나와요?”
나는 말했다.
“기획팀은 항상 자료 뒤에 숨어 있는
세 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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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일기장
“전략기획팀장은 ‘준비된 내용’보다
‘준비되지 않은 질문’으로 평가받는 자리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모든 시선이 한순간에 나에게로 향할 때, 그 침묵을 버티는 힘이 기획자의 진짜 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