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 팀장 일기 시즌 2 - 24편
오전 8시 20분.
영업본부에서 다급한 연락이 왔다.
“A사에서 단가 7% 인하 요구 들어왔습니다. 이번엔 정말 강하게 나옵니다.”
7%. 숫자 하나가 하루 전체의 분위기를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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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요구: “7%는 최소치입니다.”
오전 10시, 영업 긴급 미팅.
“A사 담당자가 말했습니다. ‘지금 시장 상황 고려하면 7%는 최소치다.’”
나는 물었다.
“원가팀에서 이 압박 견딜 수 있어요?”
원가 담당자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도 마진 거의 없습니다. 7% 내리면 적자입니다.”
회의실 공기가 싸늘하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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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요구: “마진 절대 못 낮춘다.”
점심 전, CFO와 사장에게 공유했다.
CFO: “안 돼. 단가 못 내려. 내년 계획 전부 틀어진다고.”
사장: “우리만 내리면 시장 전체가 무너지는데? 버텨.”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A사는 전체 매출의 27.8%를 차지한다.
절대 쉽게 잃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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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중앙에 서 있는 사람
오후 2시, 영업:
“팀장님, 타협안 좀 만들어주세요. 저희도 더는 어렵습니다.”
오후 3시, CFO:
“팀장, 단가 조정 논의 절대 하지 말라고 분명히 전달해.”
외부는 내리라 하고,
내부는 올리라 한다.
영업은 살려달라 하고,
CFO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나는 둘 사이에서 한참을 조용히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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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기획팀장의 역할
오후 4시, 양측을 모두 부르고 말했다.
“7%는 절대 못 받습니다.
하지만 ‘구간별 단가 조정’이라면 양쪽 모두 얻을 게 있습니다.”
영업: “구간별?”
“주문량이 8% 이상 증가하는 구간에서만 단가를 3% 인하.
나머지 구간은 기존 단가 유지.”
나는 설명했다.
“추가 물량이 발생하면 총익 기준 손해가 크지 않고,
고객사도 명분을 얻습니다.”
CFO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리스크 관리 가능하네.”
영업도 말했다.
“고객사도 수용 가능할 겁니다.”
회의실의 정적은 천천히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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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사무실.
나는 일기를 열었다.
“고객사는 깎아달라 하고, 회사는 올리라 한다.
둘 다 틀리지 않았고 둘 다 절박하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전략기획팀장은 둘 사이의 1mm 틈을 찾아 해결책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