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 팀장 일기 시즌 2 - 25편
오전 8시 55분.
출근하자마자 인사팀에서 연락이 왔다.
“팀장님… ○○대리, 오늘 오전부로 사직서 냈습니다.”
며칠 전, 그는 말했다.
“팀장님, 이 일정은 너무 빠릅니다. 저희 팀은 아직 준비가—”
그러나 나는 말했다.
“그래도 해야 해. 이번 분기는 놓칠 수 없어.”
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표정은 나의 뇌리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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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충격 – “저… 더는 어렵겠습니다.”
오전 10시, 나는 그를 조용히 불렀다.
“왜 이렇게 갑자기…?”
그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갑작스럽지 않았습니다. 계속 고민했습니다.
다만… 더 이상 이 속도가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닌 것 같습니다.”
떠밀린 것도 억울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조직의 속도’와 ‘본인의 속도’가 달라진 것이었다.
그게 더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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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충격 – 경영진의 반응
오후 1시.
CFO는 담담히 말했다.
“○○대리, 결국 나갔군.”
사장은 말했다.
“인력은 다시 뽑으면 된다. 프로젝트 영향부터 점검하자.”
맞는 말이었다.
맞을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내 판단은 옳았고,
그 판단 속에서 한 사람의 한계가 드러났다.
둘은 동시에 옳았고 동시에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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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충격 – 남은 사람들의 눈빛
오후 3시.
팀원들은 조심스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팀장님… 괜찮으세요?”
그들의 눈빛엔 두 감정이 섞여 있었다.
‘팀장님 잘못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도 무섭긴 합니다.’
그 마음을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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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는 성공했다, 하지만…
오후 6시.
내가 주도한 프로젝트는 ‘목표 초과 달성’ 판정을 받았다.
사장은 말했다.
“전략 제대로 짰어. 기획팀 덕분이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이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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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15분, 사무실.
나는 일기를 열었다.
“전략은 옳았지만, 그 사이에 한 사람이 떠났다.”
그리고 적었다.
“기획팀장은 결과를 책임지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마음이 부서지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
마지막 문장.
“성과는 남았지만 사람은 떠났다. 그래서 오늘은 기쁨보다 씁쓸함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