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는 아래로 보이고, 아래에서는 위로 보이는 자리

전략기획 팀장 일기 시즌 2 - 22편

by 초연

오전 9시.

막내 대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팀장님… 직원들 사이에서 말이 조금 나오고 있어서요.

기획팀이… 너무 강하게 나간다는 말이…”


나는 모니터도 켜기 전에 직감했다.

‘아, 또 시작이구나.’


---


직원들의 시각 – “기획팀은 윗선이다”


오전 10시 실무 미팅.


“솔직히… 저희가 요즘 결정권이 너무 없어요.

다 기획팀에서 정해버리니까…”


나는 말했다.


“기획팀이 정하는 게 아니라, 각 본부 의견을 조율해서—”


그러자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결국 기획팀이 최종 말하잖아요.”


말은 작았지만, 의미는 컸다.


---


임원들의 시각 – “기획팀은 실무다”


점심 후, CFO가 말했다.


“팀장, 이번 검토 안 다시 정리해 와.

검토는 우리가 할 테니까 너희는 자료만 완벽히 준비해.”


직원들은 기획팀을 ‘결정권자’로 보지만,

임원들은 기획팀을 ‘실무팀’으로 본다.


---


위아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리


오후 4시, 영업 과장이 말했다.


“팀장님… 직원들이랑 좀 거리감 있으신 것 같아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거리감이 있는 게 아니라,

양쪽에서 동시에 당기고 있는 거겠죠.”


이렇게 말하며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다.


---


전략기획팀장은 ‘권력의 중심’이 아니다


오후 6시, 본부장은 말했다.


“팀장, 이런 큰 안건은 기획팀이 더 강하게 끌고 가야지.”


하지만 같은 날 실무자는 말했다.


“팀장님, 기획팀이 너무 강하게 끌고 가는 거 아닙니까?”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도대체 강하게의 기준은 어디에 맞추는 거지?’


---


밤 11시, 사무실.


나는 일기를 열었다.


“전략기획팀장은 위에서는 아래로,

아래에서는 위로 보이는 자리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나는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

권력과 현실 사이 균형을 맞추는 가장 애매한 축이었다.”

화, 목, 토 연재
이전 21화숫자는 올라가는데, 사람은 무너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