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 전...
2024년 3월 23일 변진섭 콘서트에 갔었다.
30여 년 전에도 갔었는데...
요즘 아이들이 아이돌을 좋아하듯이 어린 시절 나는 변진섭 님(오빠)의 열렬한 팬이었다.
LP와 테이프까지 몽땅 사고 브로마이드도 모으고 TV 음악방송은 기다렸다가 다 보고.
그렇게 덕질을 했던 것이다.(그때는 덕질이란 말이 없었지만)
밤마다 듣던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를 배신하고 변진섭 DJ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들으며 엽서도 보내고.
그때는 엽서나 편지로 사연을 보내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아~ 그리운 아날로그 감성.
그리고 유튜브나 다시 보기 같은 것이 없어서 본 방송을 꼭 챙겨 봐야 했으니까 바빴다.
내가 20대 때 콘서트는 지정 좌석이 아니라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들어가는 것이었다.
저녁 7시 공연이었는데 낮 1시쯤부터 줄을 섰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자리는 중간뒤쯤.
그런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50대가 되었고.
아들딸이 예매해 준 티켓으로 콘서트를 보러 가게 되었다.
남편과 같이.
공연장이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이었고 좌석도 지정되어 있어서 여유롭게 천천히 갔다.
많은 사람들이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한쪽에서는 색색의 조그만 응원봉도 나눠주고 있어서 남편과 같이 사진 찍고 응원봉도 받고 여기저기 구경을 하며 돌아다녔다.
그렇게 공연장 안에 들어가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중년의 관객들이 모여 있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주름이 있지만 살짝 설레는 얼굴들.
우리처럼 부부가 온 팀이 많았고 의외로 남자들끼리 온 팀도 눈에 띄었다.
드디어 콘서트가 시작되고 변진섭 님이 등장하자 옛날 못지않은 환호성으로 꽉 찼다.
변진섭 님의 모습도 많이 변했지만 내 맘속의 진섭 오빠는 그대로이다.
세월은 우리의 모습을 변하게는 했지만
우리의 마음은 가져가지 못한 듯.
노래 중에 ‘슬픈 로라’라는 곡이 있는데 콘서트 도중 ㅇㅇ동 로라 손들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기에 나도 번쩍 들었다.
20대에 갔었던 콘서트에서도 그랬었는데...
콘서트 내내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다보니 그 때의 추억이 떠오르고 20대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저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어렸을 때 느꼈던 설레는 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던 시간이었다.
그 무렵 이문세 님 콘서트도 갔었는데...
타임머신 타고 갔던 것 같은 콘서트.
또 가고 싶다.
20대에 콘서트를 보며 30년 후 50대에 또 갈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었는데.
하긴 그때는 내가 50대라는 나이가 될 거라는 생각조차 못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