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때나 전화해서 아무 말이나 해도 편한 동네 친구가 있어서 좋다.
‘ 여보세요 뭐 해? 시장갈래? ’
‘ 난 감기 기운이 있는지 목 아프고 머리도 아파 ’
‘ 오늘 저녁 뭐 해 먹을 거야? 나두 따라 하게 ’
큰애 유치원 버스 태우면서 만났으니까 벌써 20년이 넘은 친구다.
아이들이 어울리며 자주 만나다 보니 어느새 아이들보다 우리가 더 친해져 이제는 속마음도 편하게 털어놓는 친구가 된 지 오래다.
낮에 두 시간씩 통화하며 집안일을 하기도 하고 저녁 먹고 만나 동네 산책도 한다.
그러다가 일주일씩 연락을 안 해도 어색해지지 않는 친구.
몸이 아플 때 같이 공감해 주는 것이 의외로 많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비슷한 나이다 보니 몸 상태도 거의 비슷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것 중의 하나는 오래된 친구가 생긴다는 거다.
20년 지기, 30년 지기, 40년 지기 친구들.
20년 지기 친구들을 만나면 20년 전으로 돌아가고,
30년 지기 친구들을 만나면 30년 전으로 돌아가고,
40년 지기 친구들을 만나면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마법의 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친구들과의 우정을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리고 오래된 동네 친구가 있다는 건 매일매일 편히 쉴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 있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