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은 울어도 되는 사람일까

간병일기 2화

by 몽연당

제목: 간병인은 울어도 되는 사람일까

소제목: 간병일기 2화


병실에서 울면 안 된다고들 말한다.

간병인은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야 하는 사람처럼 여겨진다.


아프지 않은 사람,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

그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


하지만 간병인도 사람이다.


처음에는 나도 참았다.

환자 앞에서,

보호자 앞에서,

울음을 삼켰다.


힘들다는 말 대신

“괜찮아요”를 먼저 꺼냈고,

버겁다는 말 대신

“할 수 있어요”를 말했다.


그러다 어느 날,

병실 불이 꺼진 밤이었다.


환자는 잠들어 있었고

기계음만 규칙적으로 울렸다.

그 소리를 듣고 앉아 있다가

문득 이유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니었다.

큰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하루 종일 참아왔던 마음이

잠깐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흘러나온 것뿐이었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간병인은 울어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

울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환자의 아픔을 곁에서 보고,

가족의 절박함을 매일 마주하고,

그러면서도

자기 몫의 감정은 뒤로 미뤄야 하는 사람.


그래서 간병인의 울음은

약함이 아니라

버텨왔다는 증거다.


지금도 어딘가의 병실에서

누군가는 참고 있을 것이다.

눈물 한 번 흘리지 못한 채

하루를 견디고 있을 것이다.


이 글이

그 사람에게

조금의 숨 쉴 틈이 되었으면 좋겠다.


간병인은,

울어도 된다.

그리고 울고 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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