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wony]나 혼자 산다 466회 코드 쿤스트 편을 보고
'열려 있는 사람'
자소서에 쓴 나를 설명하는 문장 중 하나다. 콘텐츠 제작 업무를 하면서 내 일에 정답은 없다고 느꼈다. 어떤 게 잘 될지, 쉽게 예측하거나 확신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동료의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는 면접관이 적지 않았다. 혹시 내가 줏대 없는 사람인 건 아닌지 고민하는 듯 보였다. 예상치 못한 오해에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문장을 고쳐야 하나 고심하던 찰나, <나 혼자 산다> 코드 쿤스트 편을 보고 그냥 두기로 했다.
내가 본 코드 쿤스트 편은 지난 10월 7일에 방영했던 466회다. 해당 방송에서 코드 쿤스트는 운동을 하고 직접 요리를 해먹었다. 처음 이 방송에 등장했을 때, 주방 한구석에서 바나나만 먹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바꾼 이유에 대해 "매주 새로운 무지개 회원의 일상을 보며, 나도 해보고 싶다는 자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코드 쿤스트는 운동하는 사람의 영상을 본 뒤, 멋있다는 생각과 체중 증량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요리하는 사람의 영상을 본 뒤엔, 자신의 집을 방문하는 지인들에게 대접이 부족했다는 점을 깨닫고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코드 쿤스트처럼 타인의 삶을 보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거나, 반성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나도 해볼까?"란 생각을 실천하는 건 쉽지 않다. 오랜 습관을 바꾸는 게 귀찮기도 하고, 타인을 따라 하는 것 같아 민망한 기분이 들어서다.
그럼에도 열린 마음과 행동력을 보여준 코드 쿤스트의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너를 보고 시작했어.'라고 솔직히 말하는 태도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가 '무리하지 않는점'이 좋았다. 요리를 시작한 코드 쿤스트는 <나 혼자 산다>의 대표 요리사 박나래와 전현무가 아닌 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서운함을 표하는 두 사람에게 그는 "두 사람의 요리는, 내가 간단하게 대접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야."라고 답했다. 즉, 자신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한 것이다.
삶에 변화를 시작할 때 누구나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잘하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타인에게 자극받아 시작한 것이라면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 코드 쿤스트는 그 조급한 마음에 지지 않고, 천천히 단계를 밟아 나갔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코드 쿤스트의 얼굴은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다. 밝아진 그의 얼굴을 보며, 삶을 사는데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굳게 닫는다면, 코드 쿤스트처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으니 말이다.
방송을 보고 '열린 마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재정리했다. 열린 마음이란, 줏대 없이 다 받아주고 쫓아가느라 바쁜 걸 의미하지 않는다. 더 좋은 게 있다면 기꺼이 수용하고, 내게 맞는 방식으로 흡수해 성장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코드 쿤스트처럼 일과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앞으로 누군가 '열려 있는 사람'이란 문장에 물음표를 보인다면, <나 혼자 산다> 속 코드 쿤스트 편을 이야기 해야겠다. 아마 말보다는 방송을 보는 게 나을지 모른다.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주변과 얼마나 조화롭게 성장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