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들이 Dec 07. 2022

열려 있어도 괜찮아

[see-wony]나 혼자 산다 466회 코드 쿤스트 편을 보고

'열려 있는 사람'


자소서에 쓴 나를 설명하는 문장 중 하나다. 콘텐츠 제작 업무를 하면서 내 일에 정답은 없다고 느꼈다. 어떤 게 잘 될지, 쉽게 예측하거나 확신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동료의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는 면접관이 적지 않았다. 혹시 내가 줏대 없는 사람인 건 아닌지 고민하는 듯 보였다. 예상치 못한 오해에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문장을 고쳐야 하나 고심하던 찰나, <나 혼자 산다> 코드 쿤스트 편을 보고 그냥 두기로 했다.

출처: MBC <나혼자 산다>/ 네이버 TV


내가 본 코드 쿤스트 편은 지난 10월 7일에 방영했던 466회다. 해당 방송에서 코드 쿤스트는 운동을 하고 직접 요리를 해먹었다. 처음 이 방송에 등장했을 때, 주방 한구석에서 바나나만 먹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바꾼 이유에 대해 "매주 새로운 무지개 회원의 일상을 보며, 나도 해보고 싶다는 자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출처: MBC <나혼자 산다>/ 네이버 TV

코드 쿤스트는 운동하는 사람의 영상을 본 뒤, 멋있다는 생각과 체중 증량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요리하는 사람의 영상을 본 뒤엔, 자신의 집을 방문하는 지인들에게 대접이 부족했다는 점을 깨닫고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코드 쿤스트처럼 타인의 삶을 보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거나, 반성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나도 해볼까?"란 생각을 실천하는 건 쉽지 않다. 오랜 습관을 바꾸는 게 귀찮기도 하고, 타인을 따라 하는 것 같아 민망한 기분이 들어서다.


그럼에도 열린 마음과 행동력을 보여준 코드 쿤스트의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너를 보고 시작했어.'라고 솔직히 말하는 태도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출처: MBC <나혼자 산다>/ 네이버 TV

무엇보다 그가 '무리하지 않는점'이 좋았다. 요리를 시작한 코드 쿤스트는 <나 혼자 산다>의 대표 요리사 박나래와 전현무가 아닌 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서운함을 표하는 두 사람에게 그는 "두 사람의 요리는, 내가 간단하게 대접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야."라고 답했다. 즉, 자신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한 것이다.


삶에 변화를 시작할 때 누구나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잘하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타인에게 자극받아 시작한 것이라면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 코드 쿤스트는 그 조급한 마음에 지지 않고, 천천히 단계를 밟아 나갔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코드 쿤스트의 얼굴은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다. 밝아진 그의 얼굴을 보며, 삶을 사는데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굳게 닫는다면, 코드 쿤스트처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으니 말이다.




방송을 보고 '열린 마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재정리했다. 열린 마음이란, 줏대 없이 다 받아주고 쫓아가느라 바쁜 걸 의미하지 않는다. 더 좋은 게 있다면 기꺼이 수용하고, 내게 맞는 방식으로 흡수해 성장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코드 쿤스트처럼 일과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앞으로 누군가 '열려 있는 사람'이란 문장에 물음표를 보인다면, <나 혼자 산다> 속 코드 쿤스트 편을 이야기 해야겠다. 아마 말보다는 방송을 보는 게 나을지 모른다.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주변과 얼마나 조화롭게 성장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뾰족하게 나의 일을 만들어 가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