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읽는 조직문화 연재를 마치며
서른 번째 이야기
– 삶을 읽는 조직문화 연재를 마치며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에게는 거창한 목표보다
아주 단순한 마음이 하나 있었다.
“오늘도 아무 말 없이 버티고 있는
어떤 한 사람에게,
문장 한 줄이라도 숨 쉴 틈이 되었으면.”
소녀가장으로 너무 일찍 어른이 되었고,
지금은 조금은 특별한 가족형태로 살아오면서
아침 7시에 출근해 4시에 퇴근하는 워킹맘이자,
인사담당자이자, 조직문화 연구자로 살고 있는 사람.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결국 ‘버티며 배운 것들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1) 왜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썼을까
30편까지의 글을 돌아보면,
처음의 나는 일터의 시스템보다
“마음의 결”을 먼저 쓰고 있었다.
쉽게 지치는 사람들의 공통점
회사에서 예민해지는 사람들
소녀가장이었던 나에게 건네는 말
좋은 리더보다, 먼저 좋은 ‘듣는 사람’의 이야기
그건 아마
내가 만난 수많은 직장인들의 얼굴과
내 안의 오래된 피로가 겹쳐졌기 때문일 것이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마음이 무너지면 떠난다.”
이 당연한 말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진짜로 느끼길 바랐다.
2) 삶을 읽는 조직문화 연구자로서의 두 번째 챕터
연재의 중반부부터 나는
‘마음’만이 아니라
‘구조’와 ‘제도’의 이야기를 함께 쓰기 시작했다.
말의 온도, 관계의 온도
DEI를 사람의 언어로 풀어내는 일
왜 조직은 일 잘하는 사람을 먼저 잃는지
성과를 가로채는 리더가 만드는 균열
평가와 회의, 협업, HR 시스템의 그림자
이것들은 모두
“사람과 시스템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기록이다.
조직문화는 결국
“사람이 일하는 방식”과
“회사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서로를 얼마나 존중하느냐의 문제라고 믿기 때문이다.
3) 이 글들을 쓰며 나도 조금씩 달라졌다
글을 쓰는 동안
나 역시 나를 다시 배우고 있었다.
· 소녀가장이었던 과거를
“불행”이 아니라 “버틴 사람의 서사”로 다시 읽게 되었고,
· 워킹맘으로서의 죄책감을
“미안함”이 아니라 “두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 온 용기”로 바라보게 되었고,
· 인사담당자의 무력감을
“혼자 바꿀 수 없는 구조”가 아니라 “그럼에도 기록하고 말해야 할 자리”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나를 다시 정리하는 일이었다.
4) 이 30편을 다 읽은 누군가에게 바라는 것
이제 30편의 첫 연재를 마무리하면서
나는 독자들에게 거창한 걸 바라지 않는다.
다만,
· 출근 전 잠깐의 시간에
“아, 나만 이런 거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한 번이라도 느꼈다면,
· 회의실에서 예민해지는 나를 보며
“이건 내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라고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면,
· 퇴사·이직·버티기 사이에서 흔들릴 때
“적어도 나는 구조를 보면서 고민했다”라고 나 자신을 조금 더 믿게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5) 다음 장을 여는 사람으로서의 다짐
이 30편은 어쩌면 하나의 “프롤로그”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나는
조금 더 전문적인 조직문화의 언어로,
조금 더 구조와 데이터를 함께 묶어내며,
그래도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
그러나 그 모든 다음 단계의 시작점에는
늘 이 문장이 있을 것이다.
“오늘도 버티고 있는 한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할 수 있는
문장 한 줄을 건네기 위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며, 배우며, 조금씩 나아가는 중이다.
이 30편의 기록이 당신의 어느 하루에 조용히 기대어 앉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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