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는 마음

<직장인의 심리노트 #3 | 신입사원 Part 3>

by 여의도겨울바람

신입사원 생활이 조금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시선이 바깥으로 향한다.
업무 그 자체보다도, 나와 함께 입사한 동기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A팀의 누구는 벌써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더라.
B팀의 누구는 상사에게 유난히 신뢰를 받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회의에서 자주 이름이 불리는 동기도 있고,
보고서 하나로 칭찬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그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나는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 걸까?”

하지만 이 질문은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다.
직접 묻기에는 어색하고,
혹시라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말을 들을까 괜히 마음이 먼저 움츠러든다.
그래서 우리는 추측으로 상황을 채운다.

“저 친구는 성과가 잘 보이는 일을 맡았구나.”
“나는 왜 이렇게 번거로운 일만 하고 있지?”
“이게 나에 대한 평가일까, 아니면 그냥 운일까?”

비교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조용히 시작된다.


회사에서의 일은 개인의 성장 속도에 맞춰 배치되지 않는다.
조직은 각 시점마다 필요한 역할이 있고,
신입사원은 그 안에서 누군가는 눈에 띄는 일을,
누군가는 당장 성과로 드러나지 않는 일을 맡게 된다.

문제는 그 차이가 ‘역할의 차이’가 아니라 ‘능력의 차이’처럼 느껴지기 시작할 때다.

동기들끼리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입지가 조금씩 드러난다.
어떤 동기는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고,
어떤 동기는 말수가 줄어든다.
그리고 비교는 점점 더 구체적인 불안으로 바뀐다.

하지만 신입 시기의 비교는 대부분 너무 이른 판단이다.
지금 보이는 일의 무게와 평가가 앞으로의 성장 방향을 그대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신입에게 주어지는 일은
‘너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결론이 아니라
‘이 조직에서 너를 이렇게 써보고 있다’는 실험에 가깝다.
그 실험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생각보다 훨씬 유동적이다.

지금 맡고 있는 일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동기보다 느려 보인다고 해서 뒤처진 것도 아니다.
다만 각자가 다른 위치에서 다른 종류의 경험을 쌓고 있을 뿐이다.

비교가 시작되는 건 자연스럽다.
그만큼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그 비교가 지금의 나를 규정해 버리는 기준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신입 시기의 비교는 누가 앞서 있는지를 가르는 시간이 아니라,
각자가 어디에서 출발하고 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지금의 나는 동기보다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도는 아직 방향을 말해주지 않는다.

이 시기를 지나며 결국 남는 것은

비교의 결과가 아니라,
내가 어떤 자리에서 어떤 경험을 쌓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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