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6일부터 10일까지
월: 와일드 로봇(2024)
화: 나의 특별한 형제(2019)
수: 패딩턴: 페루에 가다!(2024)
목: 헬로우 고스트(2010)
금: 형(2016)
한 줄 평: 고맙다. 덕분에 사랑을 느꼈어.
피터 브라운 작가님의 소설 '와일드 로봇(2016)'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 본 애니메이션 영화중에 손꼽히게 대단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수채화 같기도 입체적이기도 한 독특한 그림체와 더불어 로봇이 보여주는 동화 같지만, 현실적이면서 감동이 넘치는 이 영화는 정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스토리 자체의 결이 비슷한 영화는 꽤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늑대아이(2012)', '괴물의 아이(2015)' 것처럼 종이나 감정, 존재가 다르지만, 부모와 자식으로 엮이는 과정이나 키우고 떠나보내는 등의 과정을 통해 겪는 마음의 아픔이나 뿌듯함 등 진정한 사랑과 마음의 본질 등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로봇이지만 정말 넘치는 사랑을 보여주고 부모가 서투르지만 자식을 위해 해주는 행동에 대해 감동적으로 보여주며 점차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는 모습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알아가는 것을 보여주며 로봇뿐 아니라 나아가는 것에 대한 전체적인 이야기를 정말 동화처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배경도 하나의 섬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미래 사회라는 것을 아주 잘 표현하는데, 중간 이후에 나오는 잠수 된 금문교나 도시들을 통해서 큰 사건이 있고 난 뒤 미래의 모습이라는 것을 바로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면서 하나의 미래 도시를 만들고 농업 공간을 별도로 구획하는 등의 형태가 이 로봇이 활용되는 곳이 미래라는 것을 다시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감동적이면서 유쾌하고 가볍게 보기 좋은 작품으로 가족 모두 보기 좋은 영화이며 시기상 후에 나온 영화 '호퍼스(2026)'가 조금 생각나는 영화였다. 또한, 동화책 원작인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2011)'도 생각나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훨씬 취향에 맞았다.
한 줄 평: 라면처럼 구불거리기도, 수영처럼 되돌아오기도 하며 더 단단해진 우정
영화는 실존 인물인 최승규와 박종렬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영화는 참 밝은 분위기지만 문득 보여주는 현실과 당연하게 느껴졌던 일상에서의 모습이 주는 제약으로 인한 불편함, 부모와 자식, 사람에 관한 생각, 서로에 대한 마음, 형제를 넘어선 진심을 다하는 마음 등 함부로 다룰 소재가 아니기에 더욱이 생각을 많이 하고 만든 웰메이드 영화라고 생각했다. 스토리가 화려하거나, 굉장히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깊이감과 섬세함이 충분히 있는 영화가 주는 완성도에서 느껴지는 영화의 즐거움이 충분히 느껴지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잔잔한 힐링물이 주는 재미가 이런 부분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는 엄청나게 슬픈 것은 아니었지만 장애라는 소재를 동사무소, 전화, 수면, 이동, 식사, 밀어서 전화받기 등 일상적인 생활과 결합해서 친숙함에서 오는 그들의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고 생각한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우리가 얼마나 당연하게 살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장르 특성상 배우들의 연기가 적당한 선을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신하균 배우님의 담담하지만 눈빛으로 보여주는 연기나, 시기상 뒤에 만들었지만 시리즈 '악연(2025)'에서도 굉장하다고 느낀 이광수 배우님도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라면 먹는 장면을 보고서는 정말 야무지게 먹는다고 생각했다. 어쩜 그리 약 오르게 잘 먹는지 밤에 보기는 힘든 영화가 아닐지 생각한다. 20년의 세월 간 부족한 부분을 함께 살아온 이 둘의 우정은 정말 제목과 동일하게 특별한 형제라고 생각한다.
한 줄 평: 천방지축 얼렁뚱땅 빙글빙글 돌아가는 패딩턴의 하루
영화 '패딩턴(2014)', '패딩턴 2(2017)'를 모두 보았는데, 이번에 마이클 본드 작가의 동화책 '패딩턴 베어(1958)'가 원작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영국에 갔을 때 수많은 패딩턴 형상이 있어서 그냥 인기가 많은 영화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꾸준히 작품이 나오는 것을 보니 굉장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전작들과 비슷하게 유쾌한 소동극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번 작품은 성장한 아이들과 점차 멀어지는 부모, 패딩턴의 본능과 갈등 등을 엘도라도라는 유명한 소재를 가볍게 활용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패딩턴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이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영국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패딩턴을 너무나도 아껴주는 모습이 바탕이 되어 있어서다. 그래서 가족 간에 문제가 없는 느낌을 주고 시작하고 말하는 곰을 당연하게 여기는 모습이 가족 영화답고 그냥 하나의 소동극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영화를 만들어서 편하게 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판 짱구 정도로 생각한다. 영화의 배경 또한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서점, 브라운 씨 집, 수녀원, 은퇴 곰 집, 엘도라도, 밭 등 참 보기 좋게 영화를 잘 만든다고 생각했다. 등장인물뿐 아니라 주변의 배경이 환경을 하나의 연극 같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하나의 배경으로 잘 만들어서 그림책 안에서 이뤄지는 모습을 잘 그려낸다고 생각한다.
한 줄 평: 장전이 오래 걸리는 투석기
오래된 영화이기도 해서 어느 정도 스포일러로 알고는 있었으나, 아주 그냥 마지막에 울라고 넣어둔 반전에 여지없이 당하고 말았다. 그전까지는 적당히 코미디 영화로서 그리고 가족 영화로 역할을 했는데 딱 마지막에 반전을 넣어두니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좋은 영화인지는 모르겠으나 눈물이 핑 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16년이 지나서 젊은 배우들의 얼굴과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지금과는 다른 차태현 배우의 어리고 수염 난 모습과 1인 5역을 수행하는 모습이 다중인격과는 다른 스스로 모든 가족을 연기하는 모습이 지금 보면 조금 과하거나 옛날 영화라는 느낌이 있지만 진심을 전하거나 감독님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더욱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중후반까지는 그냥저냥 영화로 보아서 이들의 정체가 누구일지 궁금할 만한 수준이었으나 결국 마지막을 위한 설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반전을 위해서 만든 영화인 거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약 초중반도 좀 더 치밀하게 만들었다면 후반까지 기다리는 맛이 조금은 덜 밋밋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한 줄 평: 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웃고 떠들며 이날을 넌 추억할 테니 (노라조-형(兄) 중)
생각보다 더 비극적으로 흘러가는 전개에 안타까움이 더 큰 영화라고 생각한다. 행복하기만 해도 됐을 텐데 더 너무 슬퍼져 버려서 이 영화도 참 울라고 만들어버린 영화가 아닌지 모르겠다. 전반부에 관계를 보여주면서 회복하더니 중반부터는 비극적으로 만들면서 좋아질수록 더 슬퍼지는, 그러면서 울리고 끝나는 이 신파 영화라고 불리는 스토리여서 몇몇 포인트를 제외하고서는 신박할 게 없는 이야기지만 조정석이라는 개연성이 다 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후반부에 집을 고치는 장면은 눈이 보이지 않는 도경수 배우님을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용한 손잡이나 바닥 등을 하나하나 다 손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실제로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사용상의 유연성이나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보수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 정도만 기억에 남는 수준의 영화여서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다.
와일드 로봇
패딩턴: 페루에 가다!
패딩턴: 페루에 가다!
신파극(新派劇). 일본에서 처음 생겨난 이 단어는 기존의 가부키에 반대되는 새로운 근대적 연극 형태, 주로 서민들의 연극을 가리켰다. 우리나라에는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전파되었으며, 초기에는 계몽적·정치적 선전극의 성격이 강했지만 점차 정치색이 빠지면서 서민들의 현실과 애환, 치정 등을 다루는 방향으로 변해갔다. 지금은 '신파극'이라는 단어보다 '신파 영화'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데, 감정 과잉이거나 감동적인 부분만 강조한 채 너무 뻔한 이야기로 흘러갈 때 주로 쓰인다.
요즘 신파 영화를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의 장르로 보고 있고, 가족 드라마를 대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연성 없이 흘러가며 울리기만 하는 영화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건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이지 무조건 배척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번 주처럼 가끔은 찾아보기도 한다.
행복한 일상과 대비되어 찾아오는 불행, 그것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구조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쓰인다. 이 익숙한 패턴의 반복이 지겨움과 답답함을 넘어 조롱의 대상이 된 지도 꽤 됐다. 제목과 감독, 시놉시스만 공개되었는데 그것만으로 대사를 만들어 올린 글을 보고 제작을 중단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패턴에 익숙해졌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변주도 생겨났다. ‘형(2016)’처럼 아예 더 극단적인 비극을 밀어붙이거나, ‘헬로우 고스트(2010)’처럼 막판 반전을 주는 방식이 있지만, 사실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이런 감정을 자극하는 영화는 꾸준히 나오고, 흥행도 잘 된다. ‘와일드 로봇(2024)’은 전형적인 구조임에도 재미있고 평도 좋았다. ‘왕과 나는 남자(2026)’ 역시 마지막의 슬픈 장면을 의도하고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1,631만 관객(26.04.12 기준)을 동원하며 역대 2위에 올랐다.
흥행이 전부를 말해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보면, 감정을 자극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이 말이 되고, 인물의 행동에 공감이 되고,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동화될 때 좋은 영화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반대로 설득의 과정 없이 감정만 쏟아내면, 이해가 안 된 채로 일방적으로 받아내는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동진 평론가는 ‘신과 함께-죄와 벌(2017)’에 대해 '모성의 목소리조차 박탈한 뒤 그 크신 사랑만을 돌림노래로 부르는 공업적 최루법'이라고 평한 바 있다. 처음 이 평을 접했을 때는 너무 박하다고 생각했다. 스토리가 다소 이상하게 느껴져도 울면서 보는 관객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많은 영화를 보다 보니, 마지막의 감동이 영화 전체를 좋은 영화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지금도 울라고 만든 장치에 어김없이 울지만, 영화가 끝나고 감상평을 쓸 때만큼은 그 여운에서 한 발 물러나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우는 것만 남은 영화는 아닌지 스스로 경계하면서.
감정에 휩쓸려 평을 쓰기보다 전체를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조금만 슬퍼도 울어버리는 사람이라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운 감정도 영화의 일부이기에, 평이 매번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보다 보면 그 기준점이 조금씩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핑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