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희망 속에서도 고민했던 부분
2025년 3월 말, 실업급여 수급이 끝났다. 2024년 10월 22일에 수급자격을 신청했고 관할지역 내 고용센터에 가서 확인한 결과 수급기간 150일, 구직급여일액 63,104원 이렇게 기간과 금액이 최종 확정되었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 느낌이었다.
그동안의 구직활동결과가 다 탈락이라서 결국 실업급여를 끝까지 다 받게 된 사실이 좋다고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퇴사하고 난 후 실업급여로 생활했었고 150일의 수급기간 동안 총 9,469,950원의 큰돈을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잠시 설명을 하자면 1차에는 8일분인 504,830원을 받았고, 2차-3차는 28일분씩 1,766,910원 ×2번 받았고, 4차는 20일분인 1,262,080원을 받았고, 5차-6차는 28일분씩 1,766,910원 ×2번 받았고, 마지막 7차는 10일분인 631,040원을 받았다.
좋은 제도가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이제는 모은 돈으로 남은 공채를 준비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최종합격만 한다면 앞으로 돈을 모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버텨보기로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원했던 시중은행 상반기 서류는 다 탈락한 것이다. 그동안 새로운 경험도 했고 자기소개서 소재도 업데이트했기 때문에 이전처럼 다시 또 붙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탈락창을 보면서 씁쓸했다.
그런데 그 무렵 신용보증기금 서류전형에서 합격하게 되었다. 2022년 하반기 때 첫 합격 이후 2025 상반기가 두 번째 도전이었는데, 그 이유는 금융공기업 B매치라고 일컫는 신용보증기금은 전국순환 근무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2023년과 2024년에는 전국 순환근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 A매치 위주로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2025년 상반기 신용보증기금 정규직 공채에 지원했던 이유는 입사 후 수도권에서만 최소 5년 근무할 수 있는 지역전문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은 전국으로 인원을 뽑았는데 새롭게 바뀐 제도라서 과감히 지원했다.
다만 기대하지는 않았었다. 왜냐하면 채용인원이 많았던 전국 상경계 30명이 아니라 채용인원이 적었던 지역전문 수도권 10명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20배수로 선발한다고 해도 200명만 서류전형에서 통과하는 것이었기에 나는 합격창을 보면서 더 기뻤다.
또다시 단기간 필기 준비를 시작했다. 2025년 상반기에 남은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최선을 다해 공부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미래를 고민했다. 최종합격하게 된다면 수도권에서 평생 근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소 5년 이상 근무가 가능할 뿐 이후 상황에 따라 전국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5년 후라면 나는 30대 후반이고 가정을 꾸리고 있을 것 같은데 부지런히 수도권에서 기반을 잡다가 갑자기 오지로 발령이 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라는 걱정이 앞섰다.
필기 공부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이런 고민을 할 여유가 있었다니 결국 나는 필기에서 탈락했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왜 발생하지도 않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를 고민하느라 현실에 몰두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만큼 30대인 나에게 하나의 작은 결정이라도,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듯이 당장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고민을 하는 것에도 신중히 시간을 쏟았던 것 같다.
하지만 필기에서 탈락하니까 그때 했던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당장의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모아둔 돈에서 계속 쓰기에는 굉장히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1월부터 해온 지역아동센터에서의 자원봉사는 계속하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