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의 이야기 - 2

by 강규리


*자살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소처럼 가벼운 얼굴로 나에게 말을 꺼내왔다. “저는 옥상 난간에 매달려 있었어요. “ 라며 실없는 웃음을 낸다. 장난스레 웃으며 말한 꽤 거친 말은 많이 아팠다. Y는 항상 밝아보였고, 사람들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갔다. 나는 그제야 알 것 같았다. 밝은 얼굴은 성격일 수 있지만 방식일 수도 있다는 것을.


Y는 예쁜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Y가 우는 걸 처음 본 건 오전 프로그램 중이었다. 그날도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사람들 사이에서 웃었고, 먼저 말을 걸었고,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보내는 듯싶었다. 나는 수능을 앞두고 얼마 남지 않아 퇴원 날짜를 정하고 있던 때였다. 갑자기 고개를 숙인 Y는 숨이 흔들렸다. 고개를 들지 못했고 숨을 들이쉬며 눈물이 떨어졌다. 소리 없이 시작된 울음이었다. Y는 이내 곧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평소에 그렇게 자연스럽게 감정을 쓰던 아이가 울음 앞에서는 어색해 보였다.


Y는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방금 전까지는 웃고 있었으니까.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병동에서는 가끔 아무 일도 없는 날이 가장 위험했다. 나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소중히 여겼던 Y는 내가 나가기를 무서워했다. 그 짧은 시간 속 쉽게 주어버린 정은 Y가 얼마나 사람에게 정을 주는 착한 사람인지, 쉽게 믿어버리는 순한 아이인지 알 수 있었다. Y는 한참을 울다 겨우 숨을 고르고 이야기했다. “언니, 저 진짜 괜찮아지고 싶어요.” 그 문장은 농담도 아니었고, 가벼운 다짐도 아니었다. 거의 고백에 가까웠다.


그날 이후로 Y의 웃음은 조금 달라 보였다. 여전히 밝았지만,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됐다. 그리고 나는 그걸 모른 척하지 않게 됐다.


병동에서 처음 본 Y의 눈물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정확히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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