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의 아침

by 강규리


<수능 D-25, 병실 아침>

아침 9시, 대학병원에 도착한 것도 잠시, 곧바로 병실로 향했다. 이미 시작된 병실에서의 하루는 분주했다. 사람들은 각자의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었고, 나는 안내를 받아 병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병원복으로 갈아입은 뒤에야 침대 번호를 확인했고 자리에 앉았다가 다시 누웠다. 오전의 병실은 조용했지만 비어 있지는 않았다. 이미 생활이 진행 중인 공간이었다. 입원 첫날에는 절차가 많았다. 서류를 작성하고, 병동 규칙을 들었다. 나의 소지품은 하나씩 확인됐고 들어올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뉘었다. 평소에는 문제 되지 않던 물건들이 이곳에서는 관리 대상이 되었다. 질문에 답하면서도 나는 말이 점점 줄었다. 설명보다 동의가 필요한 순간들이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식판이 들어왔다. 먹어도 되고 남겨도 괜찮았다. 허나 나의 모든 일상이 간호사에겐 기록사항이었다. 약을 먹는 시간은 정해져 있었으며 그 시간에 맞춰 하루가 맞춰져 있었다. 시간은 목적 없이 흘렀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지가 기준이었다.


창밖의 오전 햇빛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그날의 나는 이미 다른 일정 안에 들어와 있었다. 수능 날짜는 멀어졌고, 대신 면담 시간과 복용 시간이 남아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버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멈춘 사람이 되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의 시간은 또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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