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의 밤

by 강규리


불이 꺼진 병실은 그저 낯선 공간이 되어 있었다. 제시간에 먹는 약은 효과가 없었고, 눈은 감았지만 정신은 깨어 있었다. 약 기운이 몸을 누르고 있었는데도 마음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이유 없는 슬픔이 몰려왔고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참으려고 할수록 점점 더 또렷해지는 정신이 날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이불을 끌어올리고 숨을 죽였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이유를 생각하지 않아도 눈물이 났다. 수능 때문도, 입원 때문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은 나에게 전부였다. 버텨온 시간들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는 느낌이었다. 시계를 보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지 않는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눈을 감고 있다가도 가슴이 답답해져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첫날부터 안정실에 들어가 우는 셈이라니…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 조용함 속에서 나는 세 시간 가까이 울었다. 울다 지치면 잠에 들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깨어 있었다. 눈물로 젖은 베개를 옆으로 밀고 다시 눕는다. 천장을 보며 생각에 빠졌다. 여기서 끝인 걸까, 다시 시작인 걸까. 답은 없었다. 다만 분명한 건, 이 밤이 내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었다는 사실이었다. 날이 밝기 전까지 거의 잠들지 못했다. 눈을 붙였다가도 금방 깬다. 약을 먹어도 잠들 수 없었던 밤, 슬픔이 몸보다 먼저 깨어 있던 밤이었다.


조용한 병실에서, 어린아이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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