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비치는 것

by 희지



추운 날씨에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어서 목욕을 갔다.

탕에 들어가니 온 몸이 붕 떠오르는 기분과 몽롱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목욕탕에 비친 문이 내 눈에 비쳤다.


진짜 문과 물에 비친 문.

묘하게 그것도 아주 절묘하게

그 사이를 딱 가르고

모든 대칭이 어울어지며

맞아들어갔다.


순간

이 문이 진짜일까?

물에 비친 문이 진짜일까

라는 생각과

따뜻한 물에서의 몽롱함이 같이

녹아들었다.


나의 손짓 하나에

아주 작은 파동 하나에

물에 비친 문은 일그러졌다.


그러고 고요한 순간이 지나고

조금 뒤 다시 문이 보였다.


실제하는 저 문이 사람이라면

물에 비친 문은

그 사람만이 아는 내면의 문일까?


환경의 작은 떨림 하나에도

내면이 파도같이 흔들리는

하지만 곧 다시 제자리를 찾듯

다시 문으로 돌아온다.


아무리 큰 물결에도

아무리 큰 물보라에도

기다림 뒤엔

다시 본래의 문으로 돌아온다.


내 마음도 그런 걸까?


오늘도 내일도 아마

평생을

기다려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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