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공포를 잠재우는 향기 _ 유칼립투스

몸과 마음의 통증을 치유하는 향기의 힐링 3

by 아인아로마테라피
유칼립투스.png


“치료는 자연이 한다.
의사는 돌볼 뿐이다.”
– 히포크라테스



“아로마 공부해요. 아로마 사업도 하고요. 혹시 필요한 거 있으실까요?”

이렇게 말을 건네면, 대부분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묻는다.
“비염에 좋은 유칼립투스 오일도 있나요?”

유칼립투스는 우리가 아로마 향기에서 가장 익숙하게 경험해온 향기 중 하나다. 비염과 호흡기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오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칼립투스는 ‘아로마의 입문 오일’처럼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 있다.


요즘은 유독 건강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전염병 이후로는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조금만 컨디션이 떨어져도 ‘혹시 큰 병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따라붙는다. 건강염려증은 단순히 몸이 아픈 것을 걱정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컨디션 저하를 중병의 신호로 확대 해석하고, 병의 증상을 과도하게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불안을 키워간다. 이는 몸에 대한 염려라기보다, 비현실적인 공포와 믿음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유칼립투스의 향기는 마음의 숨통을 틔워준다.


유칼립투스 향기는 ‘나는 건강하지 않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전함을 제공한다. 몸을 해치고 있던 사고방식을 부드럽게 교정하고, 과도한 염려로부터 벗어나도록 돕는다.


예전에《오은영의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잘 먹지 못하고 한 달에 두 번씩 앓는 아이의 사례가 소개된 적이 있다. 전국의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뚜렷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오은영 박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이 아이는 작은 일에도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그래서 항상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아이가 알 수 없는 미세한 불편함을 느끼고, 월요일에 학교를 가면 탈이 나는 거예요. 탈이 나면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니까요. 무의식의 몸이 그렇게 반응하는 거죠.”


이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나 자신을 떠올렸다. 나 역시 조금만 아파도 “아프다, 힘들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가슴이 조금만 불편해도 혹시 유방암이 아닐까 싶어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몸이 조금만 피곤해도 쉽게 무기력해졌다.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보면, 아프다고 말하면 엄마는 가장 먼저 이불을 깔아주셨다. 나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쉬는 경험을 참 많이 했다. 아픔으로 상황의 면제부를 받는다는 감각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자주 골골 아팠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무의식에는 이런 문장들이 숨어 있다.
‘나는 지금 하는 일을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병에 걸리는 것이다.’
‘나는 원래 몸이 약한 사람이다.’
유칼립투스의 향기는 바로 이런 사고의 흐름을 잠재운다. “나는 무엇을 하든 잘 해낼 수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로 무의식을 지지해준다.


유칼립투스 향기는 머리를 맑게 해준다. 두통이 있거나 감기가 시작될 무렵에 사용하면 특히 좋다. 호주에서는 원주민들이 유칼립투스 잎을 태워 몸의 열을 내렸고, 독일에서는 기관지 감염에 유칼립투스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후 차로 마시게 했다. 따뜻한 물에 유칼립투스 오일 1~2방울을 떨어뜨려 수증기를 흡입하면, 그 향기와 효능이 몸 깊숙이 전달된다.


유칼립투스를 가장 사랑하는 동물은 코알라다. 코알라는 유칼립투스만을 먹이로 삼는데, 700여 종 중 약 30여 종만을 선별해 먹는다. 유칼립투스는 에센셜 오일의 수율이 매우 높고, 잎에 독성이 있어 코알라는 하루의 90%를 잠으로 보낸다. 코알라의 혈액 내 글루쿠론산은 1.8 시네올 성분과 결합해 수용성 형태로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하지만 인간은 코알라와 같은 방식으로 시네올을 대사하지 못한다. 그래서 유칼립투스 에센셜 오일을 매일, 자주 음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호주에서는 유칼립투스 오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 어린이를 위한 제품에는 반드시 잠금장치를 두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잠재적 독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다만 유칼립투스 오일은 무독성, 무자극성, 비민감성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향기를 즐기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임산부나 어린아이에게는 음용과 고농도 도포를 피하는 것이 좋다.


에센셜 오일로 주로 사용되는 유칼립투스는 글로불루스와 라디아타 두 가지다. 두 종 모두 1.8 시네올 성분이 풍부해 폐의 분비물과 점액을 용해시키고, 기관지와 호흡기에 도움을 준다. 또한 벌레 물림과 근육통 완화, 차가운 성질의 류마티즘 통증 관리에도 사용되어 왔다.
그중 글로불루스는 옥사이드 계열의 유칼립톨 성분이 있어 호흡기 강화와 통증 완화에 탁월하지만, 어린아이와 임산부에게는 다량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반면 라디아타는 유칼립톨이 없어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유칼립투스 글로불루스를 주로 사용한다. 바르기보다는 디퓨징으로, 호흡하는 공간에 활용한다. 상쾌하고 톡 쏘는 향기가 답답한 마음을 열어주는 느낌이 든다. 유칼립투스 향기는 우울한 분위기를 걷어내고, 정신을 다시 살아나게 한다. 활력과 긍정적인 시야를 회복하게 돕는다. 분노와 공포 또한 자연스럽게 흩어진다. 부정적인 에너지가 머무는 공간에 유칼립투스를 디퓨징하면, 이유 없이 쌓여 있던 통증과 감정의 응어리도 함께 풀려나간다.


유칼립투스는 몸을 치료하는 향기이면서, 동시에 ‘내 몸을 믿도록’ 도와주는 향기다. 자연이 회복을 이끌고, 우리는 그 과정을 돌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몸과 마음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다.

월요일 연재
이전 14화현실을 회피하고 싶을 때, 직면하게 향기_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