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회피하고 싶을 때, 직면하게 향기_페퍼민트

몸과 마음의 통증을 치유하는 향기의 힐링 2

by 아인아로마테라피
페퍼민트.png



“직면하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직면하지 않고는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다.”
– 제임스 볼드윈


“안녕하세요. 아로마 요가강사 아인입니다. 페퍼민트 한 방울을 손바닥에 톡 떨어뜨려주시고요. 엄지손가락으로 입천장에 살짝 찍어줍니다. 그리고 네 번째 손가락으로 관자놀이 양옆에 콕콕 발라주세요. 나머지는 손바닥을 비벼 두피를 주물러 줍니다. 이제 입을 다무시고 ‘흠~’ 해보세요. 페퍼민트 향기가 코로 깊고 시원하게 올라오죠?”


날씨가 유난히 화창했던 어느 가을날, 회사 컨퍼런스에 아로마 요가 프로그램으로 초청을 받았다. 그날 준비한 에센셜 오일은 페퍼민트였다. 한참 이론적인 강의가 이어진 뒤,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정신을 맑게 해줄 향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페퍼민트는 복잡해진 머리를 정리하고, 지금 이 자리에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힘을 가진 향기였다.


페퍼민트의 향기는 쾌활함을 불러온다. 현실이 무겁게 느껴질 때, 페퍼민트 향기는 다시 기운을 차리게 한다. 그 향기를 맡으면 머릿속이 시원해지고, 흐트러졌던 마음이 재정비되는 느낌이 든다. 마치 잠깐의 쉼표처럼, 정신을 또렷하게 깨워준다.


주부들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 아이들의 육아가 끝난 뒤에야 혼자만의 시간이 시작되니, 결국 늦게 잠자리에 들게 된다. 아침이 되면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켜 아이들과 남편의 식사를 챙기고, 옷을 입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유치원 버스에 아이를 태운다. 그렇게 모든 일을 마치고 나면 몸에 힘이 풀린다. 그 순간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운동을 갈까, 말까. 집안일을 할까, 말까. 그냥 누워 있을까, 말까. 수많은 갈등을 안고 아침 수업에 들어온 회원님들에게 나는 페퍼민트 향기를 건넨다. 그러면 회원님들의 얼굴에서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도 졸음과 잔잔한 짜증이 스르르 사라진다. 몸에 생기가 돌아오고, 우리는 함께 요가 수업에 집중한다. 그렇게 시원한 향기와 함께 수업을 마칠 때면, 나는 하루의 시작을 꽤 괜찮게 선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페퍼민트 향기는 호흡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짧은 호흡을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운동을 할 때 페퍼민트 향기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청량한 향기가 깊은 호흡과 집중력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려 주기 때문이다. 나는 요가 수업 중에 페퍼민트 한 방울을 정수리에 톡 떨어뜨려 주기도 한다.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을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한다.


페퍼민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고, 경험해본 향기다. “페퍼민트 향기 맡으니까 기분이 좋아졌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지금까지 페퍼민트 향기를 맡고 싫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다. 호흡은 우리의 감정, 기억, 인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들숨은 기억을 암호화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후각신경은 대뇌변연계와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이라도 향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억의 질감은 달라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페퍼민트 향기는 기분 좋은 기억과 함께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향기가 머무는 공간에서는, 왠지 모르게 마음도 함께 머물고 싶어지니까.


페퍼민트 에센셜 오일에 함유된 멘톨 성분은 근육 통증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마음의 긴장은 곧 근육의 긴장으로 이어진다. 페퍼민트는 피부에 시원한 감각을 주며 통증을 완화해, 고대부터 약용으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 페퍼민트는 더욱 빛을 발한다. 멘톨 성분이 열감을 내려주기 때문에,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디퓨징하거나 두피에 발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면 시원한 에너지가 몸 전체로 흐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이가 열이 날 때, 나는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페퍼민트 에센셜 오일 다섯 방울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아이의 몸 구석구석을 천천히 닦아준다. 그렇게 20분 정도 닦아준 뒤 쉬고, 세 시간 후에 다시 한 번 반복한다. 저녁에 푹 자고 나면, 다음 날에는 열이 거의 가라앉아 있다. 밤에 잠을 잘 때도 페퍼민트 향기가 호흡을 편안하게 만들어 회복이 더 잘 이루어졌을 것이다. 다만 나는 밤에 페퍼민트를 디퓨징하면 오히려 너무 시원해 잠을 설칠 때도 있다.


나는 점심을 먹고 양치를 한 뒤 페퍼민트 에센셜 오일을 자주 활용한다. 페퍼민트는 위와 장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소화불량, 구역질, 헛배부름, 복부 팽만감 등에 유용하다. 페퍼민트 오일로 가글을 하거나 페퍼민트 차를 마시면 위와 장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고, 식곤증도 자연스럽게 물러난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각자 자기 삶의 리더가 되어 수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나 역시 아이가 자라고, 일을 병행하며 부담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럴 때 나는 페퍼민트 향기와 함께한다. 이상하게도 페퍼민트와 함께 있으면 두려움이 줄어든다. 페퍼민트 향기는 우리를 깨어 있게 하고, 호흡을 도와준다. 현실을 회피하고 싶을 때, 사실 우리가 할 일은 아주 단순하다. 깨어 있는 것이다. 다른 거창한 계획이 없어도 된다. 그저 깨어 있기만 하면 된다. 지금의 상황을 생사가 달린 문제처럼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충분하다.


매 순간 깨어 있으면, 두려움은 줄어든다. 각자의 들숨은 언제나 새롭고, 새로운 시작이 된다. 숨을 내쉴 때마다 압박감을 내려놓으면 된다. 우리의 삶은 이렇게 호흡으로 이어져 있다. 과거에도 우리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고, 지금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페퍼민트의 향기는 이 단순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저 지금, 한 호흡 한 호흡으로 삶에 깨어 있게 한다.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차오르고,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페퍼민트의 힘은 낙담하거나 절망스러울 때 더욱 분명해진다. 페퍼민트 향기와 함께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 마음이 새로워진다. 페퍼민트는 현실을 도피하게 만들어 절망을 없애는 향기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똑바로 마주하게 한다. 그리고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다. 힘든 순간은 성장과 진보를 위한 시간이라는 사실을, 페퍼민트의 향기는 조용히 알려준다.









월요일 연재
이전 13화몸과 마음을 통증을 낫게 하는 향기 _ 코바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