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시기에 건네는 숲의 위로_시베리안퍼

몸과 마음의 통증을 치유하는 향기의 힐링 4

by 아인아로마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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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은 변한다. 하지만 당신은 변하지 않는다.”
— 도리스 레싱


아로마테라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른바 ‘제3차 성징’을 맞이한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1차 성징은 태초에 만나게 되는 우리 몸이다. 남자와 여자가 결정되는 상태를 말한다.
2차 성징은 여자와 남자로서의 기능과 외형이 본격적으로 변화하는 시기다.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이 생성되며 근육이 늘어나고, 여성은 월경을 시작하고 가슴이 발달하며, 남성은 생식기가 커지고 음모가 자란다.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변하며 성인이 되어간다.

그리고 3차 성징이 찾아온다.
호르몬의 정점에 있었던 성인이 이제는 호르몬이 서서히 감소하는 시기를 맞이한다. 마치 태초로 되돌아가듯, 남자와 여자의 기능적 차이는 점점 옅어진다. 그래서 3차 성징은 갱년기라고 불린다. ‘갱’이라는 한자는 ‘다시’라는 뜻을 지닌다. 갱년기를 거쳐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을 밟는 것은 아닐까. 남자와 여자로서 이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는 시기를 지나, 이제는 영혼의 성숙에 집중하라는 의미처럼 느껴진다.

아로마테라피는 이 3차 성징의 시기를 지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며, 영혼적인 성숙을 부드럽게 돕는다. 결국 우리는 여자와 남자의 역할을 떠나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시베리안 퍼의 향기는 우리가 그저 자연의 일부였을 뿐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식물의 삶을 바라보면 그 흐름은 더욱 분명해진다.
새싹이 돋고, 줄기가 자라며, 잎이 달리고 꽃이 핀다. 꽃이 지면 열매를 맺고, 열매가 익어 떨어지면 다시 씨앗의 영양분이 된다. 그리고 잎은 떨어진다. 만물의 주기는 이미 정해져 있다. 우리는 그 법칙을 거스를 수 없다. 아무리 늙고 싶지 않아도 갱년기는 찾아온다.


남성을 남성답게 해주던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3차 성징을 맞은 남성들에게는 만성적인 피로감, 성욕 저하, 근손실과 지방 증가, 골격의 약화가 나타난다. 정신적으로는 짜증과 분노가 잦아지고, 불면의 시간이 늘어나며 갑작스러운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여성의 갱년기 증상은 조금 더 뚜렷하다. 여성성을 유지해주던 호르몬이 감소하며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폐경을 겪는다. 이유 없이 몸이 화끈거리고 심박동이 빨라지며, 설명할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린다. 골밀도는 낮아지고, 건망증이 심해지며, 자신감은 눈에 띄게 떨어진다. 예민하고 날카로워진다.


만약 갱년기에 접어든 부모님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당신의 젊음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잖아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3차 성징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나는 시베리안 퍼의 향기와 함께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 향기만으로도 누군가의 말보다 깊은 위로가 되어준다.


현대 사회는 과거보다 신체 활동보다 정신 활동을 훨씬 더 요구한다. 예전에는 갱년기 이후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비교적 짧았다. 하지만 지금은 갱년기 이후에도 수십 년의 삶이 남아 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시베리안 퍼의 향기는 황혼기에 접어드는 시점의 혼란한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시켜준다.


나는 시베리안 퍼 에센셜 오일을 통증 오일에 블렌딩해드린다. 특히 무릎과 발목처럼 몸을 지지하는 관절의 만성 통증에 자주 활용한다.
10ml 코코넛 오일에 시베리안 퍼 10방울, 윈터그린 5방울, 페퍼민트나 라벤더 10방울을 섞어 사용한다.
50대 이후에는 근육이 줄고 뼈가 약해지며,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는 것 자체가 통증으로 이어진다. 이 통증은 일시적이지 않고 계속된다. 이 시기에 통증을 관리하며 운동을 병행하면 훨씬 도움이 된다. 시베리안 퍼는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하는 동시에, 마음 깊은 평화를 가져다준다.


황혼기에 들어서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시베리안 퍼의 향기는 그 시간을 정직하게 마주하게 한다. 삶에 고난이 있었다면, 그 과정에 감사할 수 있게 만든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지혜와 내면의 힘이 생겼음을 깨닫게 한다. 시베리안 퍼의 향기는 인식을 더욱 충만하고 성숙한 방향으로 전환시키며, 영혼의 성숙을 돕는다.


지나온 인생에 남아 있던 후회와 슬픔, 그리움의 시간들을 조용히 위로해준다. 급격한 변화의 시점에서 시베리안 퍼의 향기는 꾸준히 에너지를 공급하며, 다음 세대에게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물질이 아니라 지혜와 마음의 평화임을 깨닫게 한다.


나는 내가 지나온 길과 선택이 옳았는지 혼란스러울 때 시베리안 퍼를 디퓨징한다. 숲속의 피톤치드를 닮은 향기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내가 살아오며 타인에게 끼쳤을 에너지를 돌아보게 한다. 내 삶의 선택들을 소중히 여기게 만들고, 잘한 일이든 그렇지 않았든 있는 그대로 지지해준다. 타인 때문에 상처받았던 마음도 용서하게 하고, 나 자신과 타인을 함께 품게 한다.

그것이 진정한 마음의 자유이자 성숙이다.
그리고 그 평온함은, 앞으로 나의 내면에서 흘러나올 또 하나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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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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