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왜 나이에 상관없이 타로에 관심이 많을까?(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미래에 대한 불안과 타인과의 교류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타로 열풍이 불기 전에는 한동안 심리학 관련 도서가 항상 서점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저녁 산책길에 동네 책방에 자주 들렀던 나는 별별 (심리학이라는 글자를 덧붙인) 제목의 관련 도서들을 보고 놀라곤 했었다.('돈의 심리학'(저자: 모건 하우절)이라는 책도 있지 않은가?) 트렌드에 민감한 국민답게 심리학에 대한 열기가 타로로 옮겨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인간 이해의 심리학적 접근을 좋아하는 국민으로서, MBTI, 색채심리, 혈액형 별 유형분석, 또 뭔가 도식화하는 심리학적 테스트들도 많고, 유구한 역사와 통계적 분석이 쌓인 명리학(주역)도 있는데 왜 비교적 최근에서야, 서양에서 들어 온 화투그림보다 살짝 큰 그림 카드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심리학은 과학적 분석과 (분석심리학) ,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학문인 반면, 타로는 저비용, 저장벽, 마음치유의 도구이며 상징과 직관을 통해 '앞'을 읽어주는 도구로 인식한다. 그리고 심리학적 접근이 타로 리딩에 접목되고 공적 상담 영역에 등장하게 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다른 분야를 넘나들며 하나의 심리 대화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 나의 경우 뿐만 아니라 타로 리더 중에는 심리학 전공자나 전문 상담가, 또는 명리학이나 주역을 오랫동안 연구하신 분들도 많다. 즉, 심리학 붐이 타로 열풍의 토양이 되었고 타로 열풍이 심리학적 상담문화를 대중화 하는데 공헌 한 것이라 생각한다. 한마디로, "오락용 심리학"이라고나 할까?
타로리딩은 더이상 어두운 곳에서 뭔가 신비스럽고 괴기하기까지 한, 살짝 이단적 성격을 지닌 점쟁이가 던져주는 알쏭달쏭한 신탁 같은 문장이 아니라,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을지 나의 내면을 탐색하고 이해하는 명상, 또는 이정표를 찾는 과정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메이저 18번 달 카드처럼, 내 마음이 불안하고, 감정이 요동치거나 미래가 불투명할 때, 우리는 타로를 찾는다. 뭔가 앞 길이 잘 안보이고 스멀스멀 내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두려움 때문에 그리고 검 2번 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내마음이 갈팡질팡 할 때 타로가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내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 보고 이해 하고 내 안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9번 은둔자 카드가 말해주고 있다. 타로 상담사에게 무조건 내 미래를 맡기는 과오 없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지혜의 빛을 찾아 자기 성찰이 이루어지는 시간을 갖기에는 타로 만한 도구도 없다.
한국 사회처럼 빠른 변화와 불안정성이 공존하는 나라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우리들은 끊임없이 앞날을 예측하려 하고 위험을 피하고 싶어한다. 특히 20~30대 들은 가까운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털어 놓지 않을, 어려운 주제나 문제들을 자신의 밑바닥까지 보여주어도 후유증이 없을 생판 남인, 타로상담사에게 친구처럼 편안하게 심리 상담을 받는다. (가까운 지인일수록, 나의 아픔을 나누었더니, 나의 약점이 되고, 나의 기쁨을 나누었더니 질투를 받게 되는 현실 속에서, 이것을 타로 상담의 선한 영향이라 해야 하나?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나친 것은 항상 부작용이 있는 법, 심리학 책을 섭렵했다 해서 타인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 듯, 타로카드가 모든 문제의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실제 자신의 의사결정에 타로리더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과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내 마음이 온전치 못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다. 즉 현실적 판단이 흐려지고, 직관과 망상이 뒤섞여 타로리더가 하는 리딩을 사실처럼 믿어 버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의존적 결정을 내릴 위험이 있다. 이는 결정을 스스로 내리지 못하고 모든 결정과 결과를 카드 탓으로 돌리는 자기결정권과 책임회피가 될 수 있다.
타로는 나의 결정을 대신 내주는 것이 아니라, '더 넓게 그윽하게 세상을 바라보라는 거울이자 창'이다. 즉 인생의 조언자일 뿐, 판사는 아닌 것이다. 인생의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는 도구일 뿐이다. 삶의 최종 결정은 자신의 자유의지로 내리고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고 성찰하는 도구로 사용하자. 하루에도 몇번씩 동일한 질문을 하고 카드선택과 리딩을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의존이 시작된 신호이니, 질문을 멈추고 먼저, 내가 왜 불안한지 우선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요근래 하루가 멀다하고 생기는 타로 샵을 보면, 이러다가 대한민국에 교회나 절보다 더 많아질 태세다. 가뜩이나 무속에 너무 심취해서 국정을 어지럽힌 전직 He 와 She 때문에 뉴스가 꽉 찬 시기이다. 자아성찰과 심리상담의 도구이자, 이를 의사소통이 필요할 때 놀이처럼 접근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기능까지 갖춘 유용한 타로카드에 무속 또는 이단으로 취급하는 편견의 멍에가 없길 바라면서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