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몸도 마음도 찌뿌둥한 날이 있다. 아니 아니 안돼지, 오늘도 '웃으면서 달려가자, 푸른들을, 푸른 하늘 바라보며 노래 하자, ~' 들장미 소녀 캔디 처럼 젊지도 예쁘지도 않은, 이제는 캔디(사탕)를 더 좋아하는 나는 타로 마스터 답게 경건하게(?) 3 카드를 뽑는다. 그런데,,,,
< 마이너 검8번 - 메이저 13번 죽음 - 메이저 19번 태양 카드 >
예사롭지 않은 날! 오늘은 매사 행동에 신중해야겠어. 묵직한 기분을 잠시, 검 8개에 둘러싸인 채 결정을 못내리고 있는 저 여인은, 흡사 내가 파마를 해야지 하면서도 2주동안이나 미장원에 못 가고 있는 나의 모습이 아닐까? 그래, 눈과 몸에 묶인 끈을 풀고 내 손으로 검을 뽑자! 가자! 미장원으로 Go go!
나는 수년 째 내 아파트 근처 한 곳 미장원만 다니는데, 요즘 대형화 되고 영어 이름 투성이인 쎄련(?) 된 헤어샵(?)이 주변에 많아도 꿋꿋이 한 자리를 지켜 주어 너무 감사하다. 주인장은 내 나이또래 정도 되는 것 같은데, 혼자서 잘 운영하시는 모습이 눈물나게 고맙다. 그 이유는 난 영어 이름의 반들거리는 거대 프랜차이즈 미장원을 가는 것도 어색한데다가 그들이 하는 서비스도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정서적, 경제적으로 모두)
언제나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주인장, 오전이라 다행히 손님이 많지 않다. 남녀노소 하루종일 손님이 들락거리는 이곳에서 나는 세상을 배운다. 그들이 조각처럼 떨구고 간 이야기 속에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시사, 등 다양한 이야기와 삶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용실에 온 사람들은 들어올 때의 모습보다 훨씬 아름다워져 나간다. 나도 그럴거야!
미용사는 마치 유니버셜웨이트 메이저 1번 마법사 같다고나 할까? 언변도 좋아서 다양한 나이와 성별의 사람들을 눈치 빠르고 자신감 있게 두루두루 비유도 맞추어 주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예술가처럼 고객의 머리를 다듬고 더 나은 스타일을 창조해 낸다.
자, 이제 힘없고, 축~ 쳐진 내 머리를 만지는 주인장! 우리는 말이 별로 필요없는 관계, 말하지 않아도 내 스타일이랄 것도 없는, 내가 원하는 모양을 알기에, 나에게 맞는 적당한 길이로 능숙하게 커트부터 시작하며, 파마 도구가 있는 트롤리를 당겨온다. 자, 얇아지고 풀어진 그리고 흰머리도 잡초처럼 나 있는 내 머리카락들 각오하시라. 너네 다 죽~었어!
이제 주인장은, 분수 모르고 자라 부담스런 부분 가차없이 싹둑 자르더니, 나머지 부분을 부분부분 파마롯트에 당겨 묶고, 독한 파마 약으로 범벅을 만든다. 거기다가 중화제까지 바르고 '이제 (예전의) 머리카락은 사망하셨습니다'라고 선고하는 의사마냥 덮개까지 씌운다. 마치 메이저 13번 죽음카드처럼, 살면서 반드시 겪어야 되는 고통이다. 머리카락들이 아우성, 아니 울부짖는 듯하다. 파마롯트에 당겨지고 묶인 머리카락 때문에 두피가 가렵고 약품은 흘러 내려 내 이마까지 점령할 때도 있다.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 피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이 끝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13번 죽음카드는 새로운 시작과 변화 또한 의미한다는 걸 명심하라. 새로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자르고 물로 씻기듯 주인장은 내 새롭게 변화된 머리카락을 소중히 씻겨준다. 따뜻한 물에 부드럽게 맛사지하듯, 아니 새 생명을 받아내는 산파처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린도 후서 5장 17절)!!
자신의 도구를 사용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낸 마법사, 미장원 주인장 덕분에 마침내 나는 캔디처럼 꼬불거리는 생명력 있는 새 머리카락을 갖게 되었다. 이제, 메이저 19번 태양카드처럼, 자신감 있게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 푸른들을 힘차게 달려 갈수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미용사와 상담사는 닮은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 남의 말을 먼저 잘 들어 준다는 것. 둘째, 내적(상담사), 외적(미용사) 변화를 돕는다는 것. 셋째. 각자 개인에게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넷째, 전문적인 교육과 지식이 필요한 것도!
존경합니다. 미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