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지 않으면 죽는 병에 걸렸다.

생각 덜어내기

by 프록시마

거짓말을 해서 미안하다. 그런 병이란 게 있을리 만무하지 않은가.

정확히는 머리 속에 생각이 너무 많아 글을 쓰며 생각을 덜어내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가 않다.

글을 쓰는 데에는 제각각 이유가 있겠지만 나와 비슷한 이유로 글을 쓰는 분들도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글은 생각의 파편을 정리해서 일단 쏟아 놓아보기에 아주 좋은 수단인 것 같다.

말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면 글 대신 유튜브 채널 같은 곳을 통해 생각을 풀어 놓겠지만

나는 혼자 키보드를 두드리는 쪽이 아무래도 편하다. 생각이 복잡해서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구성하지 않고서 그냥 말하기에는 아마 무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또 유려한 문장과 세련된 문체, 알맹이가 꽉 찬 단단한 글을 쓸 자신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은 없는 것 같기도, 너무 많은 것 같아 담기 어려운 것 같아서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무언가 가득찬 것을 덜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내 글이 어떻게 비춰질지 생각하기 보다는 우선

비워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무슨 글을 쓰고, 무슨 말을 전달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단, 한사람에게라도 깊은 곳 까지 닿는, 울림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나의 세계에 조심스럽게 글로 초대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써보고 싶다.

그리고 때로는, 써놓고 보면 오글거려서 다시 전부 지워버리고 싶은 글 조차도 여기에선 그래도 쓸 수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래서 무엇이든 우선 생각나는 대로, 손 가는대로 생각을 덜어내고 글을 쓰려고 한다.

이 글을 쓰고 다시 깊은 잠을 푹 잘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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