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면서도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생각.
이곳에 글을 쓰면서, 나는 최대한 솔직하게 내 생각을 쓰고 싶었다. 그렇지만 네 생각은 '틀린 생각이야'라고 재단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에 익숙해진 것인지, 아니면 정답을 맞히고 싶다는 이상한 본능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무언가 날 것 같은 부끄러운 내 생각을 드러내기가 좀 그랬다든지, 어째서인지 완전히 솔직하게 내 생각을 쓰기가 어렵다고 느꼈다.
내가 '땡땡시에 사는 몇 살 아무개입니다.'라고 밝히고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내 안에는 나를 감시하는 아주 강력한 초자아가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건 아마도 성장 과정의 영향이리라. 어쨌든 그런 초자아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반항하려다 보니 방황하는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방황이라는 게 무슨 절도 같은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건 아니다. 앞으로도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는 데는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이곳에 왜 그렇게 솔직하게 쓰고 싶어 하는가. 글쓰기가 엄청난 돈이 되어서 돈을 벌려고? 유명해지고 싶어서? 둘 다 아니다. 애초에 글 보다 영상이 메인이 되어버린 세상에 그렇게 되기 힘든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뭐 먼 훗날 그 어려운 바늘구멍을 뚫고 그렇게 되는 모습을 상상해보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는 그냥 키보드로 글을 쓰며 손 끝에 전해오는 기계식 키보드의 감각을 느끼는 것이 좋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일종의 내면을 닦고 아픈 곳을 치유하는 과정에 가까울 것 같다. 또, 솔직히 말하면 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단어씩 따라가며 읽어주실 고마운 분이 얼마나 존재할까 싶다.
그래도 나는 쓴다. 글을 하나 쓰고 나면, 아 이렇게 내 생각을 토해내다니 좋았다는 일종의 안도감부터 든다. 그리고 이젠 다시 글을 안쓸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이 지나면 이번엔 또 무슨 주제로 글을 써볼까 생각하는 나를 발견한다.
뭔가 묘하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는 글을 쓸 때 평온하고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그저 머릿속에서 손 끝으로 흘러나오는 대로, 자판을 두드려 생각을 텍스트로 현실화하는 그 과정이 엄청난 행복감을 주는 것은 아니어도 묘한 평안함과 즐거움을 준다는 것. 그것만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충분한 것 같다.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거의 찍어내다시피 해서 벌써 글이 50개를 향해 가고 있다. 좀 더 고민하고, 좀 더 나은 전달 방식으로, 더 나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나는 쓰고, 또 쓴다. 쓸 말이 없어도 또 문장을 만들어낸다. 그게 뒤늦게 발견한 나의 작은 기쁨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