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서나 기침하는 사람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21.

by 소년의 초상

기침은 갑자기 나온다.
그건 이해한다.
목이 간질거릴 수도 있고
숨이 걸릴 수도 있다.

문제는 방향이다.


가릴 생각이 없는 쪽.
고개도, 손도
아무 데로도 가지 않는다.

콜록.
소리는 크지 않은데
범위가 넓다.
공기 전체를 쓰는 방식이다.


사람들 사이를 지나간다.
엘리베이터 안,
지하철 손잡이 옆,
줄 서 있는 중간쯤에서.
굳이 멈추지 않는다.


그 사람은 아무 일도 없다는 얼굴이다.

사과도 없고
잠깐의 머뭇거림도 없다.
몸의 반응이었을 뿐이라는 태도.


주변은 동시에 정리된다.
숨을 참는 사람,
한 발 물러서는 사람,
괜히 마스크를 다시 만지는 사람.
각자 알아서 처리한다.


기침은 소리보다
의도가 먼저 보인다.
참을 수 없었는지,
참을 생각이 없었는지.


대개는 금방 구분된다.

나는 괜히
손을 한 번 닦는다.
필요 없다는 걸 알면서도
확인처럼.


기침은 개인적인 반응이지만
공간은 같이 쓴다.
그 경계를 모르는 순간
불편함은 전염된다.


그 사람은
잠깐 시원해졌을 것이다.
대신
주변 사람들은
한동안 신경을 쓰게 된다.


아무 데서나 나오는 기침은
몸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있다는 감각의 문제다.
그걸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이미 알고 있다.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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