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생존기 27.
스무 살이 되기 전에는 수학여행 빼고 1박 2일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안타깝게도 아무리 기억을 끄집어 내봐도 모르겠다.
왜 그 흔한 1박 2일 여행도 못 가고 살았을까. 어렸을 때는 당연히 그런 줄 알고 살았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고 내가 가족을 꾸리고 보니 비정상적이었다는 것을 느낀다.
가족은 여행을 함께 다녀야 한다. 소속감도 고취하고, 행복한 추억을 나눌 수 있다.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살았다. 아쉬운 시절이다.
처음으로 1박 2일 여행을 갔던 것은 중학교 수학여행이었다.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다. 친구들과 며칠 밤을 함께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밌는 것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신세계였다.
그런데 웃긴 점이, 나는 짐을 싸는 법을 몰랐다.
가족끼리 1박 2일 여행을 가본 적이 없으니 예행연습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냥 학교안내문에 적혀 있는 대로 필요한 것을 챙길 뿐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수학여행을 갔던 그 기억이 오랫동안 남았다. 그리고 그 중학교 1학년 수학여행을 시작으로 학창 시절 수학여행은 모두 다녔다. 그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여행의 전부였다.
아빠는 술만 마시고, 집안은 돌보지도 않고 본인 먹고 싶은 것만 사 먹었다. 그리고 술에 취하면 여기저기 부자인 것처럼 돈을 뿌리고 다녔다. 엄마에게는 생활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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