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일반적인 남성이 카사노바처럼 미녀의 마음을 온전히 얻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미녀의 마음을 온전히 얻는다’는 것은, 단순히 연애 관계에 들어가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미녀와의 관계 속에서 남성이 주도권을 갖고 관계의 흐름을 스스로 조율할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대부분의 남성들은 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낮추는 선택을 하곤 한다. 어렵게 연애 관계에 성공한 이후에도, 상대가 언제든 자신을 떠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끊임없이 매달리며 관계의 주도권을 내어주게 된다. 그 결과 남성은 점점 더 소극적인 위치에 머무르게 되고, 관계의 균형은 자연스럽게 무너지고 만다.
반면 카사노바는 이 관계의 구도를 완전히 뒤집는다. 그는 오히려 상대 여성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도록 만들며, 관계의 중심에 자신을 놓는다. 다시 말해, 카사노바는 미녀의 마음을 붙잡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계의 흐름 자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
그렇다면 왜 보통의 남성들은 이러한 위치에 서기 어려운 것일까? 사실 이는 꼭 미녀와의 관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심리는 매우 이해하기 어렵고, 때로는 복잡하고 모순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질문의 범위를 조금 더 넓혀 보자. 남성들은 왜 여성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이토록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단서를 <그림 4-9>가 제시하고 있다.
이는 뇌과학적으로 남녀의 두뇌 작동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남성에 비해 여성은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활용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여성은 남성보다 멀티태스킹(multitasking)에 능숙하다는 해석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여성의 멀티태스킹 능력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두뇌 영역이 바로 뇌량(corpus callosum)이다.
뇌량은 좌뇌와 우뇌에서 발생하는 의식적·무의식적 정보가 서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중요한 부위다. 이런 점에서 뇌량은 융이 말한 정신 발달의 마지막 단계인 자기실현과도 상징적으로 연결 지어 해석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의 뇌량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두껍다는 결과를 제시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좌우뇌 간 소통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자기의 실현을 더 쉽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뇌량이 두껍다는 것은 좌뇌와 우뇌 사이의 정보 교환이 상대적으로 활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좌우뇌의 소통이 활발하다는 것은 인지적 측면뿐 아니라 감정 처리 과정 역시 더욱 풍부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이유로 남성의 눈에는 여성의 심리가 상대적으로 더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성의 마음을 비교적 쉽게 읽고 다루는 듯 보이는 카사노바라는 존재는 다른 남성들의 눈에는 더욱 특별하고 위대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대학 시절 R은 나에게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여자들의 마음을 잘 읽는 남자가 사회에서도 성공한다.”
당시에는 그 말을 흘려들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연애 역시 남녀 간의 감정과 욕망이 얽힌 치열한 심리적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복잡한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남성이라면, 인간관계 전반이 요구되는 다른 영역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지점에서 미녀의 심리는 일반적인 여성에 비해 더욱 복잡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미녀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단 한 명의 이상형을 찾기 위해, 자신에게 접근하는 수많은 남성들을 상대로 매우 정교하고 복합적인 심리적 장벽을 형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