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이 된 카사노바

카사노바의 신비한 꿈

꿈의 내용: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나는 프랑스의 장군 나폴레옹(Napoléon)이다. 말을 타고 수많은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다. 지금 나(나폴레옹)와 나의 병사들은 험한 산을 오르고 있다. 그런데 산 위의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숨어있던 적들이 우리를 공격해 온다. 적들의 무자비한 포탄에 많은 병사들이 쓰러진다. 병사들이 흘린 피로 바닥이 늪이 되어 질퍽거리자, 위로 전진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병사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져 패배 직전이다. 내가 탄 말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점점 지쳐 간다.


이때 나는 손에 든 칼을 높이 치켜들고 병사들에게 소리친다.


“나를 따르라!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그러자 무언가에 홀린 듯, 나의 병사들이 산 위로 용감하게 날아올라 적들을 모조리 물리친다. 나는 산 정상에 당당하게 정복의 깃발을 꽂는다. 잠시 후,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OO씨! 소리 지르지 마세요!”


꿈의 배경: 30대 중반, R은 다단계 사기로 병원에 입원한 후 희망이라고는 없는 비참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병원 안의 책꽂이에서 『신념의 마력(魔力)』이라는 책을 발견한다. 그 후 조금씩 삶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게 된다. 당시 이 책의 ‘마력(魔力)’이라는 단어가 일종의 계기가 되어, 꿈속에서 말(馬)을 탄 나폴레옹을 경험하게 된다.


당시 R은 책을 읽다가 잠에 빠졌다. 이후 꿈을 꾸며 소리를 지르자, 당직 간호사와 보안요원이 달려왔다. 이후 별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직원들이 돌아갔다.


『신념의 마력』은 클로드 브리스톨(Claude M. Bristol)이 1948년에 쓴 성공학의 고전이다. 국내외 유명한 성공학·자기계발서들은 대부분 이 책을 참고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책이다. 이 책은 R이 정신질환을 극복하고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정말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이 꿈을 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신념의 마력』이라는 책 제목에 들어 있는 ‘마력(魔力)’이라는 단어였다. R은 자연과학을 전공했고 평소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마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힘의 단위인 ‘마력(馬力)’이 떠올렸다. 그런데 중학교 시절에 보던 역사 참고서의 표지에는 말을 탄 나폴레옹의 그림이 있었다. 아마도 R의 이러한 기억이 정신병원에서 보았던 『신념의 마력』이라는 단어와 기가 막히게 연결된 것 같다.


이처럼 『신념의 마력』에서 정신적인 힘을 의미하는 ‘마력(魔力)’이 육체적인 힘을 의미하는 ‘마력(馬力)’으로 전이되어 꿈속에서 ‘말(馬)’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R의 꿈은 R이 섭섭하지 않도록 정신적인 힘인 ‘마력(魔力)’ 역시 빠뜨리지 않는다. 적의 포탄에 패색이 짙어진 절망적인 상황에서 R이 소리치자 병사들의 사기가 살아났고 결국 전투에서 승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나폴레옹 정신, 즉 ‘마력(魔力)’인 것이다. 정말 기발하지 않은가?